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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누가 쓰임 받는 사람인가?
작성자황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28 조회수698 추천수9 반대(0) 신고




『고기잡이 베드로에 대한 묵상』
황 미숙 소피아 글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6

1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2 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3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4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5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6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이른 새벽, 베란다 문을 활짝 열면 아파트 화단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이 맨 먼저 내게 아침 인사를 건네온다. 내 아침은 이렇게 이름 모를 풀벌레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으로 시작된다. 또, 저녁엔 풀벌레와 귀뚜라미 그리고 들고양이들까지 합창으로 가을을 연주해준다.


지난여름엔, 매미 소리와 새 소리 그리고 풀숲에 숨어 사는 풀벌레 소리 들을 유독 민감하게 들었던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들려왔던 소리인데 왜 요즘 유독 내 귀에 예민하게 들려왔을까? 궁금하다. 아니, 그뿐이 아니다. 눈을 들어 파란 하늘을 장식해 주는 하얀 뭉게구름도 자주자주 내 눈길을 사로잡았고, 늘 보아온 도로변의 짙푸른 가로수 가지 속에 숨어 앉아 지저귀는 새들도 아주 많이 목격한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내 주위가 변화되어 갑자기 풀벌레 소리와 새소리가 들리게 되었는지, 아니면 내 귀가 갑자기 밝아졌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사실 그 소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나와 함께 하고 있었지만 너무도 당연하고 익숙해져 내가 미처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갑자기 아파트 화단에 풀벌레들이 집단으로 이주해 온 것도 아니고, 어느 날 갑자기 새들이 소프라노로 지저귀기 시작한 것도 아니다.


인간의 가청주파수(可聽周波數)는 20Hz에서 20,000Hz로 개(犬)나 돌고래보다도 약하지만, 하느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영혼의 가청주파수는 무궁무진하다.


주님께서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당신을 계시해 주시고 계시지만, 안테나 방향을 잘못 설정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다.


영적인 세계에서 들려오는 영(靈)의 음성은 단순하고도 너무도 고요해 쉽게 흘려버리고 놓쳐버릴 수 있다.


진리는 단순하고 평범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내가 입은 옷이 지나치게 화려하고 내게 어울리지 않을 때 진리는 내게 들어오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 버린다. 잡을 수 없는 바람처럼….


보고 싶고 듣고 싶은가?
단순해지고 더 낮아지라.


낮은 위치에서만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있고 볼 수 있는 것들이 아주 많이 있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소리를 듣지 못하면서 어떻게 저 높은 영의 세계를 갈망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그동안 우리 집 아파트 화단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와 새소리도 제대로 듣지 못한 채 살아왔다. 아마 더 크고 웅장한 소리를 찾아 귀 기울이느라 아주 낮은 곳에서 들려오는 '존재의 소리'를 놓치고 있었으리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바이올린 선율보다 더 맑고 고운 풀벌레 소리와 까치 울음소리가 무뎌진 내 영혼의 감각을 두드려주고 있음을 이제야 조금씩 깨달아 가고 있다. 또, 얼마 전엔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와 태풍 나리의 폭풍 소리도 아주 민감하게 들을 수 있었다.


고기잡이 베드로는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으로 자연의 소리에 익숙하다. 바닷소리, 폭풍 소리, 바람 소리, 파도 소리, 고기들이 팔딱이는 생명의 소리 등…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고기잡이의 달인인 베드로가 어떻게 묘령의 목수 총각 예수님의 한 마디에 360도 달라질 수 있을까?


우리의 베드로 아저씨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고 어떤 심경 변화가 일어났는지 궁금하다. 베드로는 예수님으로부터 어떤 말을 어떻게 들었기에 당장 사람이 360도 달라질 수 있을까? 옛말에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고 하는데…*^^*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아온 베드로는 소리에 아주 민감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한다. 주님은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으라고 말씀하신다. 비록 가난하고 배운 것 없는 베드로였지만, 그에겐 '들을 귀'가 있었다. 그 축복 받은 귀로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주의 깊게 들은 결과,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라는 폭탄선언을 하고 사람 낚는 어부로 팔자(*^^*)를 고치게 된다. 이 복음을 묵상하면서, 사람 팔자는 실로 시간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ㅎㅎ


그런데 베드로의 변신에서 정말 중요한 한 가지 조건이 선행되고 있음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사람 낚는 어부가 되기에 앞서 베드로는 잘 들음으로써 먼저 예수님께 영적으로 확실하게 낚이는 '고기'가 된다. 우리는 모두 베드로 사도처럼 사람 낚는 어부로 불림 받았고, 마땅히 세상에 나가 그물질을 잘해 많은 고기를 천국행 보트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렇다면, 먼저 점검해 볼 일이 하나 있다. 나는 예수님이 던진 그물에 잘 낚인 '고기'인가?


전병욱 목사님은 자신의 저서 『자신감, 규장 출판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누가 쓰임 받는 사람인가?
하느님의 음성을 듣는 사람이다.
'이 시대의 선지자'라는 평가를 받은 A.W. 토저는 이렇게 말했다.
"Listen to the man who listen to God."
(하느님의 음성을 듣는 그 사람의 말을 들으라).
하느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 지도력의 출발이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가장 낮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여, 그 곳에서 부터 사다리를 만들어 딛고 올라오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는다.


주님, 제가 마음을 열어 당신의 음성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그리하여 베드로 사도처럼 당신에게 확실히~ 낚이는 당신의 '고기'가 되게 하소서. 아멘.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가위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모두 모두 보름달처럼 충만하고 건강한 날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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