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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눈물이라는 성체!
작성자황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01 조회수918 추천수15 반대(0) 신고




『하느님의 침묵(The North Face of God)』中
캔 가이어(Ken Gire)글


자신의 삶 속에서 경험했던 가장 암울했고 자신의 믿음에 가장 큰 실망을 주었던 비밀들을 쏟아놓는 젊은 유대인 청년에게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할 수 있겠는가?


무슨 말을 해줄 수 있겠는가? 어떤 성경 구절을 인용할 수 있겠는가? 어떤 반박을 할 수 있겠는가?


모리악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리는 피 한 방울의 가치도, 눈물 한 방울의 가치도 알지 못한다.
모든 것이 은혜다.
영원하신 분이 영원하신 분이라면
우리 각자에 대한 결정권은 그분께 속한 것이다.
이 말을 그 유대인 청년에게 해주었어야 했다.
그러나 나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그를 껴안아줄 수 밖에 없었다."


말하는 것이 너무 두려운 순간이 있다면 바로 그런 순간일 것이다. 우리 대화의 성소 안에 지성소가 있다. 그곳은 눈물만이 들어갈 수 있는 정결한 곳이다.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이야기들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위험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삶에 대한 절망감과 하느님께 대한 실망감을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물론 사람들은 어느 정도까지는 들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점점 지치게 될 것이다.


아니면 우리로부터 멀어져갈 것이다. 진부한 말로 이야기하다가 우리를 나무랄 수도 있을 것이다.


슬픔을 표현하고 질문을 하면서 우리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위험한 것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말하는 사람에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듣는 사람에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공동체 전체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엘리 위젤이 낯선 사람이었던 프랑수와 모리악에게 그의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 때 두 사람은 서로를 얼싸안게 되었다. 그리고 눈물이라는 성체를 통해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그 공동체 안에서 낯선 두 사람이 형제가 되는 변화가 일어났다.

 

    하느님,


    이 침묵을 깰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수치와 슬픔의 포로가 된
    제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아무리 노력해야 하고, 아무리 논리가 서지 않는다 해도
    해야 할 말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아무리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한다 해도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은혜를 허락해주십시오.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때
    공동체가 이루어지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누군가 제 이야기를 들어주기 바라듯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먼저 듣고 서둘러 말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말할 때는
    따뜻함과 친절함과 부드러움과 민감함을 가지고 말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변화시켜 주십시오.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공동체가 형성되게 하시고
    그 공동체가 자라 온전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게 해주십시오…!


*『하느님의 침묵(The North Face of God)』도서출판 디모데, 캔 가이어(Ken Gire) 글, 마영례 옮김


제 2차 세계 대전 중 유대인 학살에서 살아남은 엘리 위젤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수와 모리악을 인터뷰할 때, 자신이 겪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해 모리악에게 이야기하는 부분을 일부 발췌해 올린 부분입니다. 오늘도 코스모스처럼 예쁜 하루, 은총 충만한 10월 열어가세요.*^^*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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