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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라한 능력이지만-판관기16
작성자이광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01 조회수543 추천수6 반대(0) 신고

초라한 능력이지만-판관기16
 
 <생명의 말씀>
 에훗 다음에 나타난 사람은 아낫의 아들 삼갈이었다. 그는 소를 모는 막대기로 블레셋 사람 육십 명을 죽였다. 이리하여 그도 이스라엘을 구원한 사람이 되었다 (판관기 3:31)

<말씀의 길잡이와 실천>

판관기에 기록된 열 두 명의 판관 중에서 가장 짧게 기록된 판관이 바로 삼갈입니다. 삼손의 경우는 4 장 96절에 걸쳐서 그 행적이 기록되어 있고, 돌라, 야일, 입산, 엘론, 암몬 등 별로 유명하지 않은 판관들마저도 최소한 몇 절씩 할애하면서 "몇 년을 다스렸고, 죽어서는 어디에서 장례를 지냈다." 정도는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유독 삼갈만은 그런 내용이 전혀 없고 다만 한 절로 간단하게만 언급되어 있습니다.

에훗처럼 칼로 큰 일을 이룬 것도 아니고 삼갈은 그저 소 모는 막대기로 육십 명을 죽여서 이스라엘을 구했다고만 언급하고 있습니다.

별 기록이 없는 걸로 봐서 이 삼갈이라는 사람도 평범했거나 아니면 멸시와 천대를 받던 사람이 아닌가 합니다. 소모는 막대기를 사용했다는 걸로 보면 아마도 양이나 소를 치는 일을 했던 사람인 것도 같습니다. 어떻게 보든 간에 삼갈은 인간적으로 위대했거나 지위가 높았다거나 하는 사람은 아닌 것이 확실합니다.

소 모든 막대기가 무기로 사용되었다고 해도 무기로서의 위력이 그렇게 대단했을 턱도 없습니다. 막대기는 아무리 단단하고 튼튼해도 칼이나 창에 비하면 그저 막대기에 불과한 것이니까요. 그런데 삼갈은 그 막대기로 이스라엘을 구했습니다. 

이것은 내 손에 들려 있는 보잘 것 없는 물건, 내가 가진 정말 소박하고 평범한 재능이 하느님의 손에 붙들리면 진정 크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지금 나에게도 삼갈처럼 하느님께 붙들려서 크게 쓰임 받을 수 있는 재능, 달란트가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정말 사소하고 쓸모 없는 재능과 품성인 것 같지만 하느님 손에 가기만 하면 고통 받는 내 이웃을 구원하고, 혼란에 빠진 공동체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재능이 우리 모두에게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인간의 자발적 순종과 협력이 없이 당신 혼자 일을 이루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당신이 하느님께 협력하여 드리지 않으면 전능하신 하느님조차도 결코 하실 수 없는 일들이 있습니다.

당신이 엄마 뱃속에서 생기기 시작할 때부터 하느님께서 당신에게만 부어 주신 고유한 능력이 있고, 또 당신이 살고 있는 구체적인 환경과 삶의 조건들 안에서 그 능력이 있기에 오로지 당신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사명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기도 가운데 발견하고 도전해보면서 그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20대 젊은이의 삶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평생을 이어갈 사명을 20대에 발견하여 전심전력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나 내 삶을 향한 하느님의 뜻을 먼저 살피기보다 내 공부, 내 사회적 성취, 내 욕망 등을 먼저 챙기려는 마음이 더 강하게 우리를 지배하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핑계와 구실을 만들며 하느님의 뜻을 피하기 쉽습니다.

'나 같은 사람이 어찌 감히…'

겸손인 것 같지만 도피나 회피라고 할 수 있는 길을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 없으면 다른 사람 불러다 쓰시겠지.,'때가 되면 하느님께서 직접 일하실 거야'라는 회피용 믿음을 가지기 쉬운 게 우리 자신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대체로 자기 공부나 자기 먹고 살 일을 위해 떠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서 참 신기한 것은 그런 도피용 믿음을 자기 생활에는 적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공부하지 않으면서  '시험보는데 누가 OMR카드에다 내 이름 내 수험 번호 적어 놓고 시험 잘 쳐서 내가 붙을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일해 주시겠지!'하고 하느님께 맡기지는 않으니까요.

자신의 일에 들이는 노력과 정성과 시간의 10분의 1만 하느님께 겸손되이 바친다면 우리와 우리 주변이 얼마나 많이 바뀔 수 있을까요?

소 모는 사람 삼갈이 하느님 영에 붙잡혀 소모는 막대기를 휘둘렀을 때는 그냥 주님 뜻에 순종했을 뿐이었을 겁니다. 자신이 이스라엘을 구원한 사람의 축에 들거라고 예상하고 기대하며 막대기를 휘두르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저 평범하고 소박하고 어쩌면 천대받았던 사람이었을 테니까요?

여러분 손에 쥐어져 있는 소모는 막대기는 과연 무엇인지 성찰해 보세요. 그리고 그걸 한 번 써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도 충분히 이웃과 공동체를 구원할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속한 소공동체 홈페이지 역사란에 아래와 같은 구절이 남게 되지 않을까요?

'이리하여 000도 (000 본당 교사회를, 000 본당 청년회를, 000본당 기도회를, 000본당 레지오를)구원한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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