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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프란치스코의 영성" - 2007.10.4 목요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04 조회수635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10.4 목요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느헤8,1-4ㄱ.5-6.7ㄴ-12 루카10,1-12

                                                        
 
 
 
 
"성 프란치스코의 영성"
 


다음 오늘 아침 성무일도 즈카리야 노래 후렴이
성 프란치스코의 삶과 영성을 요약하고 있습니다.

“가난하고 겸손한 프란치스코는 부귀한 이로서 하늘에 들어가니,
  천상의 노래로 환영을 받았도다.”

가난과 겸손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자신의 가난을 아는 것이 바로 겸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난의 자각에서 터져 나오는 다음 시편 고백입니다.

“만군의 주 하느님,
  우리 힘을 도로 주시고 부드러운 얼굴을 보여 주소서.
  우리가 당장 살아 나리이다.”

어제 배 밭에서의 일화가 생각납니다.
 
어제 잠시 배 밭에서 수확을 거들며 크고 탐스런 배 열매가 새삼 신기해
농장 수사님에게 물었습니다.

“수사님, 이 배 열매에 인간과 하느님의 힘이 각각 몇% 쯤 들었겠습니까?”

얼마동안 신중하게 생각하던 수사님의 대답이었습니다.

“사람의 힘이 20%, 하느님의 힘이 80% 정도일 겁니다.”

우리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노력20%, 하느님의 은총80%가 어우러진 우리의 삶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하느님의 빈자리 80%를 아는 게 바로 가난이자 겸손임을 깨닫습니다.
 
우리의 80% 부족과 약함의 빈자리, 바로 하느님의 은총의 자리입니다.
이 80%의 가난과 겸손의 빈자리에서 샘솟는 하느님의 기쁨, 하느님의 평화입니다.
 
거칠고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데 이보다 더 큰 힘도 좋은 무기도 없을 것입니다.
1독서 에즈라의 위로의 말씀, 그대로 우리에게 해당됩니다.

“오늘은 거룩한 날이니, 조용히 하고 서러워하지들 마시오.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바로 여러분의 힘이니, 서러워하지들 마시오.”

바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우리의 진정한 힘입니다.
 
우리의 가난과 겸손의 빈자리에서 샘솟는 하느님의 기쁨과 평화보다
더 큰 힘은 없습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우리가 파견되는 세상은 이리 떼와 양들이, 밀과 가라지가 공존하는 세상입니다.
 
무소유, 무저항의 영성으로 이리 떼 세상을 살라는 말씀입니다.
무소유, 무저항의 빈자리에서 샘솟는 하느님의 기쁨과 평화로 살라는 말씀입니다.
“어떤 집에 들어가든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우리가 세상에, 또 여기 수도원을 찾는 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하느님의 기쁨과 평화입니다.
 
하느님의 기쁨과 평화가 가득한 곳, 거기가 바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오늘도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자신을 텅 비운 우리들을
당신의 기쁨과 평화가 가득한 하느님의 나라를 선사하시며 말씀하십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여러분!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의 것이니.”(마태5,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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