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센서등>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09 조회수523 추천수4 반대(0) 신고
 
 
 

<센서등>


 

센서등이 깜박댄다

아래윗집 식구들 헝클어진 실타래 되감으려

늦으막이 안식처로 돌아올 때

어둔 렌즈 통해 얼굴 도장 찍기 좋겠고

환하게 암호 잘 풀라고 설치했었다

전기료 아끼고자 달았겠지만

골목 사람들은 부러 다가가 불 밝혔다

갈수록 숨은 센서가 과민해져

도둑고양이 살금살금 지나가도

자지러지게 반응한다

 

그는 운전대 잡으면 고장 난 깜빡이가 된다

굼뜨거나 끼어들면 즉시 욕해댈 것이다

까칠해진 센서가 과민해서이겠지

어릴 적 앞길을 막았던 마음상처가 후더침해서

자동화된 메모리가 발작한 것이다


인공물人工物은 주인을 닮아가기 마련인가

겉은 멀쩡해도 달리는 모습은 제각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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