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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의지의 수련" - 2007.10.11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11 조회수449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2007.10.11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말라3,13-20ㄱ 루카11,5-13 

                                                          
 
 
 
 
"의지의 수련"


삶의 대부분은 감상이나 낭만, 이상이 아닌 현실입니다.

한없는 인내와 기다림의 현실입니다.
 
어느 자매님이 들려 준 평범한 이야기가 마음 깊이 남아 있습니다.
그 자매님이 자식 셋을 잘 키워 성공시킨 어느 어머니께 그 비결을 물었더니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합니다.

“그냥 기다렸지요. 한없이 참으며 기다렸습니다.”

평범한듯하지만 깊은 진리가 담긴 말입니다.
 
말이 그렇지 화날 때, 간섭하고 싶을 때, 조급해 질 때, 궁금할 때
불안한 마음 달래며 한없이 기다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기다려본 사람은 압니다.
 
깊은 믿음, 희망, 사랑 있어야 인내의 기다림입니다.

짧은듯하나 긴 인생을 결코 감정이나 기분, 재미로 살아 갈 수는 없습니다.

의지와 의무로 살아갑니다.
 
감정 사랑, 마음 사람, 기분 사랑이 아니라 의지적 사랑이 항구하게 합니다.
구약에서 하느님의 한결같은 사랑 헤세드, 바로 이런 의지적 사랑을 뜻합니다.
 
사실 감정 사랑, 마음 사랑은 얼마 못가 파탄입니다.
한결같은 감정이, 마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감정 사랑 식으면 곧바로 의지적 사랑, 의무의 사랑으로 대체되어야 합니다.

영성생활에서 감정을 절제 통제하는 의지의 수련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감정에 솔직한 다하여 온갖 쓰레기 감정 다 다 쏟아 놓을 수는 없습니다.
수도자의 싫든 좋든 매일의 일과표에 따른 삶,
이 또한 의지의 수련으로 감정과 마음에 안정과 평화를 줍니다.

싫든 좋든 감정에 관계없이 의지적 항구한 삶이 제일입니다.
 
베네딕도회 수도자의 정주의 서원도 바로 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끊임없이 청하고,
찾고,
두드리는,
항구한 삶의 자세,
기도의 자세,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자세,
용서의 자세를 지니라는 것입니다.
 
마음 내켜 용서하기로 하면 언제일지 모릅니다.
 
우선 의지로 용서하고 기도할 때
언젠가 마음으로의 용서의 때도 올 것입니다.
 
모두가 일시적 감정이 아닌, 백절불굴, 칠전팔기의 의지적 행위를 뜻합니다.
이래야 주님은 응답해 주십니다.

심지어 매일 쓰는 강론에서도 저는 이런 진리를 체험합니다.
 
영감이 저절로 떠올라,
풍부한 감성 있어 쉽게 써지는 강론이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말씀을 읽고 자리에 앉으면 처음엔 캄캄한 어둠 같습니다.
 
40-50분 참고 기다리며 묵상할 때
비로소 은총처럼 어둠 걷히면서 정리되는 생각들입니다.
 
쓸 때 마다 처음 쓰듯 어려운 강론,
마치 우리 삶의 원리와 똑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여 토마스 머튼은
‘수도자의 삶은 매일 제로(0)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초보자(beginner)의 삶이다.’
라고 갈파한 바 있습니다.

이런 의지의 수련에 제일 좋은 게 하느님 경외와 신뢰입니다.

말라기 예언자를 통해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주시는 주님의 축복 말씀입니다.

“그들은 나의 것이 되리라....
  부모가 자기들을 섬기는 자들을 아끼듯, 나도 그들을 아끼리라...
  나의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의로움의 태양이 날개에 치유를 싣고 떠오르리라.”
다음 오늘 화답송 후렴 말씀입니다.

“주님께 신뢰를 두는 사람은 행복하여라.”

우리 모두 주님을 경외하고 신뢰할 때
주님 주시는 은총으로
끊임없이 청하고, 찾고, 두드리는 삶에 항구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항구할 수 있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은총을 충만히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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