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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14 조회수933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07년 10월 14일 연중 제28주일 다해
 
 
 
"Jesus, Master! Have pity on us!"
"Go show yourselves to the priests."
(Lk.17.13-14)
 
제1독서 열왕기 하권 5,14-17
제2독서 티모테오 2서 2,8-13
복음 루카 17,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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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우리 성당에서 성가대 성 음악 발표회가 있었습니다. 내년이면 본당이 생긴 지 30년이 되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발표회를 해본 적이 없었던 성가대가 어제 드디어 역사적인 첫걸음을 디딘 것이지요. 아마 처음이라 그럴까요?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성가대가 실전 감각을 익힌다고 요 며칠 계속 성전에서 연습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성전과 같은 층에 제가 잠을 자는 사제관이 함께 있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성가대 단원들의 직장 관계로 저녁 늦게야 모여서 연습을 하는데, 일찍 자는 저로써는 그 소리가 보통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는 10월 13일을 엄청나게 기다렸지요. 이 시간만 지나면 밤마다 저의 잠을 설치게 하는 노래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드디어 성가대의 제1회 성 음악 발표회가 열렸습니다. 성가대는 그동안 연습량이 많았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큼 너무 잘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자신이 얼마나 복 많은 사람이었는지를 깨닫게 되었어요. 우선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을 제일 앞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 또한 역사적인 제1회 성 음악 발표회가 있을 때의 본당 신부라는 타이틀 역시 큰 축복입니다. 그리고 많은 교우들이 함께 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우리 성당의 단합된 힘을 볼 수 있었다는 것 역시 크게 감사할 일이었습니다.

이밖에도 감사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단지 이제 잠자는 시간에 음악을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만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으니 얼마나 한심합니까? 즉, 저는 매 순간 저에게 주어지고 있는 축복에 대해 감사하지 못하고 결과만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나병환자 열 사람이 예수님께 멀찍이 서서 소리를 지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병환자라는 이유 때문에 사람들 곁에 갈 수가 없었던 그들은 어떻게든 예수님께 매달렸던 것이지요.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이 말을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신 예수님께서는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라고 이르십니다. 그리고 그들은 사제들에게 가는 동안 몸이 깨끗해집니다.

여기서 저는 의문이 하나 생겼습니다. 왜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지금 당장 치유되었음을 깨닫게 하지 않고, 사제들에게 가는 동안에서야 몸을 깨끗하게 하셨을까요? 바로 과정의 중요성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과정보다는 결과에 연연하지요. 이는 예수님을 다시 찾지 않은 아홉 명의 유대인들과 같은 모습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치유된 그 순간에 예수님이 없었다는 이유로 찾아가지 않았지요. 하지만 그 과정 전체에는 예수님이 계셨습니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은 과정 안에서 이루어지는 작은 축복에도 감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감사의 행위가 믿음의 기본이 되어 나를 살리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합니다.

지금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을 취하고 있었을까요? 결과만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이제는 과정 안에서 함께 하시는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쳐야 하지 않을까요?



결과보다는 과정 안에 함께 하시는 주님을 찾도록 합시다.




지구에게도 이웃이 있는가('좋은생각' 중에서)

호주와 하와이 중간쯤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공화국, 나우루. 1789년 이곳에 발을 디딘 서구인들이 주민들의 선한 천성과 아름다운 경관에 반해 '유쾌한 섬'이라고 불렀을 만큼 평화로운 곳이었다. 그러나 1900년 농업에 필요한 인광석이 발견되면서 섬의 운명은 변해 갔다. 1차 대전, 국제연맹 신탁통치, 2차 대전, 주민 추방, 국제연합 신탁통치로 이어지는 수난을 당하면서 세계시장으로 떠밀려 갔다.

1968년, 섬사람들은 독립을 맞았다. 그들은 섬을 보호할 것이냐, 남아 있는 40년 매장량의 인광석을 채굴할 것이냐의 기로에서 채굴을 통해 '부유한 섬'이 되기로 결정했다. 세금은 없어졌고 20분이면 섬을 일주할 수 있는 도로에서 저마다 자가용을 굴렸다. 식량, 연료, 물은 대부분 수입했다.

나우루는 이제 열대의 낙원을 팔아 버린 대가로 성인의 90%가 비만인 뚱뚱보의 나라, 인구의 40%가 당뇨병을 앓는 나라가 되어 버렸다. 인광석은 거의 고갈되었고 주민들은 호주 난민 요청자의 일시 수용과입어료로 먹고사는 처지로 전락한 것이다.

이것은 비단 나우루만의 일이 아니다. 지금 지구 곳곳에서는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자원을 팔고 개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구의 미래를 경험한 나우루는 우리에게 묻는다. "나우루에게는 원조를 구하거나 사람들이 이주할 수 있는 주변국이 있다. 그러나 지구에게도 이웃이 있는가?" 이제 우리의 선택만이 남았다.
 
 
 
Has none but this foreigner

returned to give thanks to God?"

(Lk.17.18)

 

 Love Is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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