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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겸손한 사람이 되는 길" - 2007.10.14 연중 제25주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14 조회수737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10.14 연중 제25주일                                              
열왕5,14-17 2티모2,8-13 루카17,11-19

                                                    
 
 
 
"겸손한 사람이 되는 길"
 


가장 큰 죄가, 가장 큰 악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교만입니다.
 
어느 좋은 글이 있어 그대로 인용합니다.
 
“그리스도교 스승들의 가르침에 따르면
  가장 핵심적인 악은, 가장 궁극적인 악은 교만입니다.
 
  성적(性的) 부정, 분노, 탐욕, 술 취함, 같은 것들은
  이 악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합니다.
 
  악마는 바로 이 교만 때문에 악마가 되었습니다.
  교만은 온갖 다른 악으로 이어집니다.
 
  이것은 하느님께 전적으로 맞서는 마음 상태입니다...
  교만은 순전히 영적인 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악들에 비해 훨씬 교묘하고 치명적입니다.
  방심하면 빛에 그림자 따르듯
  가난, 정결, 순명, 선행 등 온갖 덕의 빛에 그림자처럼 따라 붙는 교만입니다.
 
  교만은 영적인 암입니다.
  그것은 사랑이나 자족하는 마음, 심지어 상식까지 갉아 먹습니다...
 
  겸손해지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 첫걸음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 첫걸음이란 바로 자신이 교만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저의 은밀히 숨겨진 교만을 보는 듯
새삼스런 충격으로 다가 온 말씀이었습니다.

모든 덕의 어머니인 겸손에 이르는 길을
오늘 말씀을 중심으로 나눠보고 싶습니다.

첫째 주님을 찾아 기도하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먼저 자신의 부족과 한계를, 죄나 교만을, 병을 아는 것이요,
그리고 이들에 낙심할 것이 아니라
이들을 들고 즉시 주님을 찾아 나서는 것입니다.
 
바로 겸손의 출발점입니다.
 
이런 우리의 부정적인 모든 요소들
하느님을 찾는 겸손의 매개가 되니 이모든 요소들 또한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을 찾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여 하느님의 응답의 말씀을 듣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찾아, 하느님의 사람 예언자 엘리사를 만나
나병 치유를 간청한 시리아의  장군 나아만은
즉시 엘리사를 통한 하느님 말씀에 순종합니다.

‘나아만은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가 일러 준대로,
  요르단 강에 내려가서 일곱 번 몸을 담갔다.
  그러자 나병 환자인 그는 어린아이 살처럼 새살이 되었다.’

겸손한 순종에 치유로 응답해 주신 하느님입니다.
 
나병의 치유와 더불어 영적 나병인 교만도 치유 받은 나아만입니다.
 
나병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평생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고 교만하게 살다가 아까운 인생 마쳤을 나아만입니다.
 
교만의 영적 나병이 치유되어 겸손하게 되었으니
저주의 나병이 아니라 축복의 나병이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열 명의 나병 환자들 주님을 찾았고
열렬히 자비를 청하는 기도를 바쳤습니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가 늘 끊임없는 기도로 바치길 권하는 ‘자비송’입니다.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도 여기에 기원하고 있습니다.
 
나병환자들의 간원에 즉각적인 주님의 응답 말씀이요,
이 말씀에 순종에 즉시 치유가 뒤따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보시고,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가는 동안에 몸이 깨끗해졌다.’

둘째, 겸손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은혜에 찬양과 감사를 드리고,
      하느님께 신앙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완전 치유는 영육의 치유입니다.
육신의 치유는 반쪽이라 언제 또 병이 들어올지 모릅니다.
 
영혼의 양 날개와 같은 찬미와 감사가 있어야
육신의 치유에 이은 영혼의 치유입니다.
 
“열 사람이 깨끗해 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이게 적나라한 인간의 현실입니다.
 
받은 은혜에 감사를 잊고 사는, 배은망덕의 경향이 짙은 사람들입니다.
 
아홉 중 한 사람, 그것도 이방의 사마리아 사람만이 주님께 돌아와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께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합니다.
 
다음 묘사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얼마나 겸손한 모습입니까?
 
열 사람의 나병 환자 중 참 사람은 이 사람 하나뿐이었습니다.
 
겸손한 믿음은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로 표현되고,
하느님 찬미와 감사는 겸손한 믿음을 북돋웁니다.
 
오늘 말로 바꾸면, 진정 하느님을 믿고 감사할 줄 알았던 사람은
개신교 신자도, 가톨릭 신자도 아닌 이방인 한사람이었다고 할까요?
 
진정한 치유는 육신과 영혼의 전인적 치유입니다.
 
육신의 치유만 받고 하느님께 찬양과 감사도 드리지 않은 아홉 명,
불완전한 반쪽의 치유일 뿐입니다.
 
오직 사마리아 사람 하나 만이 하느님께 찬양과 감사를 드림으로
전인적 온전한 치유를 받았습니다.
 
영적 나병의 교만까지 치유 받았습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주님의 전인적 치유의 구원 선언입니다.
 
하느님께 드리는 찬양과 감사의 겸손한 믿음으로 구원을 받아
새 삶을 살게 된 사마리아 사람입니다.
 
1독서의 치유 받은 이방인 시리아 장군 나아만도
나병치유에 이어 하느님께 겸손히 감사 가득한 마음으로 신앙을 고백합니다.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온 세상에서 이스라엘 밖에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습니다.”

이어 엘리사에게 감사의 선물을 바칩니다만,
하느님의 영광에 누(累)가 될까봐
한사코 거절하는 엘리사, 과연 하느님의 사람답습니다.
 
신자들에게 덜컹덜컹 선물 받으며 감사할 줄 모르는 제 자신이 참 부끄러웠습니다.

겸손한 사람이 되는 길 분명해졌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 삶의 여정은 순종으로 익어가는 겸손의 여정 같기도 합니다.

자연의 순리도 이를 증거 합니다.
겨울, 봄, 여름, 가을, 계절에 순종하면서
겸손으로 익어 간 가을 열매의 꼭지들 가볍게 잡아끌어도
즉시 순종하여 똑 떨어집니다.

과연 순종으로 익어가는 겸손의 인생 여정인지요?

주님을 찾아 기도하고 그 말씀에 순종할 때 겸손한 사람입니다.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로 응답할 때 겸손한 사람입니다.
한번이 아닌 평생 죽을 때 까지 기도와 순종, 찬미와 감사의 인생 여정입니다.

겸손한 삶의 여정을 돕는 제일 좋은 기도가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죄인인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끊임없이 이 기도를 바칠 때
예수그리스도를 닮아가게 되고 겸손의 여정에도 탄력이 붙습니다.
 
다음 바오로 사도의 간곡한 권고도 바로 여기에서 기원되고 있음을 봅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그분과 함께 죽었으니 그분과 함께 살 것이고,
  우리가 끝까지 참고 견디면 그분과 함께 다스릴 것입니다...
  우리는 진실하지 못해도 그분은 진실하시니
  약속을 어길 줄 모르시는 분이십니다.”

주님과 일치의 겸손의 여정에 늘 함께 하시는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립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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