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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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15 조회수907 추천수17 반대(0) 신고
 
2007년 10월 15일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This generation is an evil generation;
it seeks a sign, but no sign will be given it,
except the sign of Jonah.
Just as Jonah became a sign to the Ninevites,
so will the Son of Man be to this generation.
(Lk.11.29-30)
 
 
제1독서 로마 1,1-7
복음 루카 11,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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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는 고해성사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짐을 했지요. 이제 좀 더 열심히 그리고 좀 더 착하게 살겠다고……. 또한 무엇보다도 주님처럼 내 자신을 낮추는 삶을 살겠다는 결심을 새롭게 했습니다. 성사를 본 뒤에 너무나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11시 교중미사 때였습니다. 저희는 교중미사 때에는 창미사로 봉헌하는데,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를 부르는 부분에서 그만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음을 못 맞춰서 이 부분만 세 번씩이나 반복했답니다. 첫 번째는 첫 음이 잘못되어서 “다시 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에 다시 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에는 글쎄 한 달에 한 번 하는 국악미사 때의 ‘그리스도를 통하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말했지요. “다시 하겠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에는 제가 안쓰러웠는지 사제가 하는 부분인데도 불구하고 교우들이 함께 해주시더군요. 저는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아무튼 실수 연발로 이 부분이 무사히(?) 지나갔습니다. 그러면서 화가 나는 것입니다. 첫 음을 못 맞춘 저에게 화가 나는 것은 물론, 첫 음을 잘못 쳐준 반주자에 대해서 화가 납니다. 더 나아가서 제가 할 부분을 제가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부르는 교우들에 대해서도 화가 납니다.

바로 그 순간, 새벽에 고해성사를 보면서 ‘내 자신을 낮추겠다.’며 다짐했던 것이 떠올려졌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뭐 화를 낼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망신을 당했다고 생각하지만, 주님 앞에서 잘 난 사람이 과연 어디에 있겠습니까? 누구나 다 실수를 하는 것이고, 누구나 다 주님 앞에서는 부족할 뿐인데요.

화를 내고 있는 것은 교만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새벽에 분명히 고해성사를 보면서 낮추는 삶을 살겠다고 했으면서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금세 잊어버리고 다른 이로부터 인정받는 높은 자리를 탐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제 자신의 성찰을 통해 실수한 것이 오히려 감사하더군요. 그래서 공지사항 시간에 신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오늘 좋으셨지요? 제가 오늘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부분을 틀려서, 미사도 보고 또 쇼도 봤잖아요. 얼마나 감사할 일이에요?”

이렇게 편하게 웃으면서 말할 수 있었던 것. 이것 역시 또 하나의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러한 기적은 내 삶 안에 너무나 많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주님의 뜻이 아니라, 내 뜻만을 세상에 드러내려는 교만함으로 인해 그 기적 체험을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요나 예언자의 말을 듣고서 모두 회개한 니네베 사람들에 비해서, 요나보다 더 큰 분이 이 자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개하지 못하는 이스라엘 사람을 꾸짖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회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눈에 보이는 표징만을 요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그들은 자기 뜻에 따라서 움직이는 마술사 예수님만을 원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그들은 주님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기적임을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기적은 별 것이 아닙니다. 바로 일상의 삶에서 느끼는 주님 체험. 그보다 더 큰 기적은 하나도 없음을 기억하면서, 그 기적을 체험하는 오늘이 되길 바랍니다.



일상의 삶에서 주님을 체험하는 기적 같은 오늘을 만드세요.





부엌 기도(신현림, “굿모닝 레터” 중에서)
 
주전자와 냄비의 주님

저는 굉장한 일을 하지도 않고
밤늦도록 기도를 하지도 못하고
동터 오는 새벽녘에도
당신을 찬미할 틈이 없어요

밥상을 차리거나 설거지를 하면서도
성인이 될 수 있나요

저는 마르타의 손과
마리아의 마음을 가졌어요

구두를 닦을 때마다
당신을 생각하고
마루를 닦으면서
당신이 다니시던 거리를 생각합니다

차분히 앉아서
당신을 생각할 틈은 없지만
문득문득 스쳐 가는 생각들과
마음의 기도를 받아 주십시오

당신께서 이 부엌에 함께 하시어
제가 만든 음식으로
가족들이 사랑과 힘을 얻게 해주십시오

당신의 평화를 심어 주십시오

사랑이신 주님
오늘 하루도 당신께 맡겨 드립니다

아멘
 
 
 
There is something greater than Solomon here.
...
There is something greater than Jonah here.
(Lk.11.31.32)
 
 

Silent Raindrops
 
Les larmes de joie (기쁨의 눈물) - Richard Clayd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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