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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제자의 상소리 . . . . . .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17 조회수806 추천수17 반대(0) 신고
 
 
 
 
 
 
 
 
 
   마호멧이 모스크(이슬람 성전)에서 아침기도을 바치고 있었다.
   이 위대한 예언자를 모시고 기도하러 모인 사람들 가운데는
   아랍 사람도 있었다.

   마호멧이 코란을 봉독하기 시작하여,
   “내가 너희의 참 하느님” 이라고 파라오가 주장하는 대목을 읋었다.
   이 말을 듣자
   이 선량한 아랍 수련자는 화가 치밀어서
   모두가 조용히 듣고 있는 중에 이렇게 말해버리고 말았다.

   “뻔뻔스런 개쌔끼!”

   마호멧은 가만히 있었지만
   기도가 끝나자 다른 사람들이 그 아랍인을 꾸짖기 시작했다.

   “신성한 기도 시간에 감히 그런 상스런 말을 하다니!
    그것도 위대한 예언자님이 함께 계신 자리에서”

   그 때 가브리엘 천사가 마호멧에게 나타났다.

   “하느님깨서 분부를 내리셨습니다.
    저 사람들이 저 순박한 아랍사람을 욕하는 것을 중지시키길 바라노라.
    정작 그 사람이 진정으로 내뱉은 한 마디 막말이야 말로
    다른 사람들의 천 마디 거룩한 기도보다
    내 마음을 더 감동시켰느니라“


   우리 본당 유아실은 방바닥으로 되어 있어서 
   들어갈 때 실내화로 갈아 신고 들어가도록 신발장이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대부분 실내화를 신고 들어가지 않는다.

   왜 신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실내화바닥이 더 지저분하기 때문인 듯하다.

   만일 유아실 방바닥이 이 실내화보다 더 지저분하다면
   아마도 실내화를 신고 들어갈 것이다.
   실내화바닥이 유아실 방바닥보다 더 지저분하게 새까맣단걸 아는 것은
   실내화바닥을 보았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누구 한 사람
   그 실내화 바닥을 깨끗이 씻어놓을 생각을 못했거나
   생각만 하고 씻을 엄두를 못낸 것이다.

   유아실 방은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니 그나마 청소를 하지만,
   실내화가 더럽다면 안 신으면 그만이기 때문에
   씻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알뜰하거나 너무 똑똑하다. 

   ‘실내화?
   그 까짓거 얼마나 한다고 새로 사는게 더 낫지
   뭘 애써 닦을거까지나 있겠어...?’  하는 것이다.

   그치만 정작 내가 돈을 들여 사려니 아까운 생각이 들고,
   새걸로 사자고 건의하자니
   씻어서 사용하자고 하면..  의견을 낸 내가 씻어야 할 거 같으니까...
   이래 저래 실내화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물건이 되어 버렸다.

   이 경우가 바로 오늘 예수님의 말씀에 해당된다.

   "십일조는 내면서,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말씀이다.

   무엇이 바람직한 지 잘 알지만
   정작 자기 자신이 행하는 시점에 가서는
   그 반대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제대 위에 올라갈 때 사제는 그냥 올라간다.
   평소에 신고 다니던 신발 그대로다.
   그런데 신자 여러분들은 꼭 신을 벗고 올라간다.
   도데체 누가 잘 하는 것일까?

   제대를 예수님의 현존이 계신곳이라 여기며
   최대의 존경을 드리는 표시로 신을 벗고 오르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제대에 오를 때에만 그런 존경을 드리고
   성당을 드나들 때엔 전혀 그런 의식이 없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것이 바로 형식에 치중하는 모습이 아닌가?

   우리가 다른 이에게는 지킬 것을 강조하면서도
   저 자신은 마음대로 어기는 경우가 많다.
   바로 특권의식 때문이다.
   어른이니까,
   선생이니까,
   대표니까.

   하지만 그 특권을 인정해주는 관습이 더 큰 문제다.
   그 때문에 지금 기를 쓰고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대통령의 특권은 엄청날 테니까...

   대통령이니까 더 책임이 막중한 걸 잘 알면서도
   사회는 그 특권을 눈감아 주고 있다가 발각되면 비난한다.
   이것이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취하는 이중적인 태도이다.
 

   특권이 합법적이면 문제가 없겠지만
   대체로 특권을 사용하는 방법은 편법이거나 불법인 경우가 많다.

   예수님은
   바리사이, 율법학자들을 통해서
   이런 정직하지 못한 우리들의 생활태도를 꾸짖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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