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철 신부(성바오로수도회)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당신에 앞서 일흔두 제자를 파견하신다. 이들을 파견하시면서 우리에게 사도란 어떤 사람인지를 잘 가르쳐 주신다. 사도란 예수님한테서 하느님 나라, 곧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부르심을 받고 세상으로 파견된 사람을 말한다.
사도들이 갖추어야 할 조건이 세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화장품을 파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화장품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그 화장품을 사람들에게 잘 소개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사도들도 예수 그리스도를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서는 그분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아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잘 알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성경, 특히 복음서를 열심히 읽는 것이다.
사도가 갖추어야 할 두 번째 조건은 예수 그리스도를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것이다. 아무리 그분에 대한 지식이 많다 하더라도 그분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사람들에게 그분을 선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장품을 파는 사람의 경우 아무리 화장품에 대해서 잘 안다 하더라도 그 화장품에 대한 확신이나 사랑이 없다면 누구에게도 권하지 않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성체조배를 자주 하는 것이다. 그분을 조용한 가운데 자주 만나다 보면 그분의 사랑을 깨닫게 되고 그분을 사랑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사도가 갖추어야 할 조건은 예수 그리스도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원하고 자기 자신은 그저 도구로 쓰일 뿐,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이 나보다 그리스도께 인도되는 것을 기쁨으로 생각하는 것, 곧 겸손의 덕을 갖추어야 한다.
이상 세 가지 조건을 갖춘다면 나는 훌륭한 사도로서 파견될 수 있고 그 상급은 하느님 나라에서 백 배, 천 배로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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