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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를 역류할 수 있는 용기-판관기30
작성자이광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20 조회수413 추천수7 반대(0) 신고

문화를 역류할 수 있는 용기-판관기30

 <생명의 말씀> 
 그 날 밤, 야훼께서 기드온에게 말씀하셨다. "네 아비의 일곱 살 된 살진 소를 끌고, 네 부하 열 사람을 데리고 가서 네 아비의 바알 제단을 허물고 곁에 있는 아세라를 찍어라. 그리고 이 산성 꼭대기에 너의 하느님 야훼께 바칠 제단을 차곡차곡 쌓아라. 그리고 그 살진 소를 잡고 찍어 낸 아세라 목상을 태워 번제를 드려라." (판관기 6:25-26)

<말씀의 길잡이와 실천>

기드온에게 증거를 보여 주신 하느님께서 기드온에게 제일 처음 요구하신 것은 바알의 제단을 허물고 아세라 목상을 찍어서 그 나무토막을 태워 번제를 드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희한한 일은 그 바알 제단과 아세라 목상이 기드온의 아버지의 집, 그러니까 기드온의 집에 있다는 것입니다. 주변 민족들이 섬기는 신의 목상이 그냥 이스라엘 주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의 생활 중심부에 들어와 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대목입니다.

그러니까 하느님은 기드온에게 '네 집에 있는 우상들부터 우선 해치워라'하고 명령하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드온 하나에게 시킨 것이 아니라 부하 10명을 데리고 가서 함께 하라고 하신 것을 봐서 그 규모가 작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10명이 함께 힘을 모아 찍어 버리고 불태워야만 하는 큰 규모의 우상의 제단이 하느님께서 직접 부르신 기드온의 집에 있었다는 것이 우리 눈에는 참으로 이상하게만 비쳐집니다. '하느님은 사람을 불러도 뭐 저런 사람을 불렀나'하는 생각이 다시금 고개를 드는 대목인 것입니다.

오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면서 사람은 참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정신적·문화적 분위기에서 정말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문화라는 것은 우리 주변의 공기와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의식조차 되지 않는 방법으로서 내 생각과 말과 행동을 결정해 버리는데 당시의 이스라엘의 문화를 주도했던 중심에는 인간의 욕망과 폭력성을 부추기는 바알신이 있었던 것입니다.

사람의 욕망을 극대화하여 충족시켜 주는 가나안의 신들이 지배하던 당시의 문화적 분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이스라엘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상태에서 하느님께서는 그 문화적 흐름에 용감하게 역류할 수 있는 사람 하나를 부르신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기드온 그 자신부터 자기 집에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들어와 있는 그 우상을 부수라고 명령하신 것입니다.

처음부터 정결하고 하느님만을 잘 섬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부르심 받고 쓰임 받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 사람이 살고 있는 시대를 주도하는 세상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지만 하느님께서는 그 사람을 부르셔서 그 잘못된 생각을 깨닫게 해 주시고 스스로 그 깨달은 바를 실천하며 세상의 흐름에 역류할 수 있게 해 주시는 것입니다.

기드온은 당시 이스라에 사람들의 주류적인 생각과 시대적 분위기에 정면으로 맞서는 행동을 먼저 자기 집에서 해야만 하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내일의 말씀을 보면 그 명령을 기드온이 어떤 방식으로 수행하였고 그래서 그 행동의 여파가 어떠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도 이 시대를 지배하는 주류적인 사상과 문화적 분위기라는 것이 있고 분명 이것들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것과 배치되지만 문화를 공기처럼 호흡하며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가치들이 우리 안에 들어와서 우리의 생각, 말, 행동을 결정해도 우리는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화라는 이름의 각종 매체들이 음란함과 불륜을 미화하고 또 돈에 대한 무절제한 추구와 자신의 욕망을 만족시키며 살아가는 것이 미덕인냥 떠들어 대기 때문에 우리도 부지불식간에 그런 삶을 원하고 그것을 추구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매일 밤마다 각 방송사에서 하는  TV 드라마를 열심히 보면 나중에는 각 드라마의 스토리는 기억나지 않지만 남자는 돈이 많아야 하고 여자는 예쁘고 섹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라마의 구체적 내용과는 상관 없이 하나의 구조로 내 안에 남아 있게 되는 것을 확인할 때가 있습니다.

매일 TV를 보면 TV가 주는 생각대로 내 인생관이 고정되어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TV 드라속 주인공처럼 예쁘고 돈많고 잘생긴 사람도 TV 드라마 주인공처럼 살기가 어려운데 그렇지 못한 사람은 어떨까요? 이유를 알 수 없는 불만족 속에서 더 많이 가져야 한다 더 많이 즐겨야 한다는 생각을 제일 많이 하게 되고 맘 속에 하느님 자리는 어느새 없어져 버릴 겁니다.

자신의 성공과 욕망을 최우선시하는 이 시대에도 바알이 있고 아세라가 있습니다. 그것도 놀랄만한 것이 그 바알과 아세라가 우리 집에 있고 우리 맘 안에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기드온에게 네 집에 있는 우상부터 부수라고 명령하신 것처럼 우리에게도 우리 집 우리 맘 안에 있는 나의 성공 나의 욕망이라는 우상을 부수라고 말씀하십니다.

깨달음이 왔을 때 내 인생의 지향성을 크게 바꾸는 용단 - 꼭 필요합니다.
기드온의 내일 이야기를 기대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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