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30주 강론 / 조재형가브리엘 신부님
작성자신희상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26 조회수549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30주 강론<10/28> / 조재형가브리엘 시흥5동성당 주임신부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느덧 10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예전에 ‘잊혀진 계절’이란 노래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이 노래가 1982년도에 발표되었으니 벌써 25년이 되었습니다. 

 10월의 마지막 주일에 우리가 잊고 지내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합니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를 드린 것이 3개월도 넘었을지도 모릅니다. 여유가 생기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헌을 하기로 했는데 미루다 보니 벌써 10월의 마지막 주일인지도 모릅니다. 친한 이웃의 가족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벌써 퇴원할 때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올해부터는 꼭 운동을 해야지 했는데 사다 놓은 운동화는 아직도 신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평일미사를 참례하고, 매일 묵주기도를 하기로 했는데 주일 미사에 참례하기도 바쁜 생활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늘 기억하고 계시는데, 우리를 늘 기다리고 계시는데 우리가 하느님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지난 19일 금요일에 연령회원들과 연풍 성지에 피정을 다녀왔습니다. 그날 날씨가 흐렸고, 나중에는 비가내리고 바람이 몹시 불었습니다. 다행히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할 때는 비가 오지 않아서 어르신들과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는데 13처를 할 때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처만 더하면 되기 때문에 그냥 기도를 하다가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모두 비를 흠뻑 맞으셨습니다. 비가 올 때 기도를 멈추고 비를 피하도록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한 것이 죄송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한 할머니께 ‘감기 들겠어요, 얼른 강당으로 가셔야죠!’라고 말씀을 드리니 할머니께서 이렇게 대답을 하셨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했기 때문에 절대로 감기 걸리지 않습니다. 주님께 기도를 드렸는데 감기에 걸릴 일이 없습니다.’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 순간 부끄러웠습니다. 나의 기도는, 나의 신앙생활은 어쩌면 이것저것 따지고, 계산하는 신앙생활이요 기도가 아니었나! 적당히 내가 빠져 나갈 길을 먼저 찾아놓고 하는 기도요, 신앙생활이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양다리 걸치는 신앙생활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위기의 순간이 오면 먼저 나 자신을 생각하고 살길을 찾아놓고 사는 그런 신앙생활이란 생각이었습니다.  

 며칠 전에 동네 산책을 하는데 길에서 개신교 다니시는 분들이 전단지를 나누어 주고 있었습니다. 산책을 하는 길에 5번이나 전단지를 받았고, 교회 다니라는 질문도 받았습니다. 저도 교회에 다닌다고 하니 더는 묻지를 않았습니다. 어깨띠를 메고 길에서 전단지를 나누어 주는 분들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거리선교를 하면서 본당 교우들과 시장에서 하루 종일 있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알리는 전교의 효과는 있지만 힘들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길을 걷다가 본당 교우들을 만났습니다. 물론 손에 전단지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모두들 손에 가방을 하나씩 들고 있었습니다. 무슨 가방인가 물어보니 이렇게 대답을 하십니다. “도시락 가방입니다. 혼자 사시는 노인들에게,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배달한다고 합니다.’저는 본당 교우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비록 전단지를 나누어 주지는 않았지만 드러나게 복음을 전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분들의 손으로 전달되는 그 도시락에 따뜻한 마음과 이웃을 사랑하는 정이 듬뿍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 1독서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뜻에 맞게 예배를 드리는 이는 받아들여지고, 그의 기도는 구름에까지 올라가리라. 겸손한 이의 기도는 구름을 거쳐서 그분께 도달하기까지 위로를 마다한다.” 연령회 할머니의 기도를 주님께서는 분명히 들어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도시락을 배달하는 교우들의 모습에서 겸손한 신앙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교우 여러분! 참된 신앙은 곁으로 드러난 형식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숨겨진 진실 속에 있는 것이며, 참된 신앙은 내가 한 공적에 대해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한 후에 겸손하게 결과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참된 신앙은 자신보다 못한 이를 경멸하기보다는 자신 안에 있는 숨겨진 허물에 대해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제 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교만의 옷을 입고 이기심의 신발을 신을 때 우리는 결코 훌륭히 싸울 수 없습니다. 양다리를 걸치는 신앙은 언젠가는 주님을 배반하게 됩니다. 우리가 겸손의 옷을 입고, 기도의 신발을 신는다면 사도 바오로처럼 신앙의 길에서 훌륭히 싸울 수 있으며 또한 우리의 믿음을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잊혀진 계절 / 서영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