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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을의 노래
작성자진장춘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26 조회수503 추천수3 반대(0) 신고

    가을의 노래 /녹암

 

가을은 오자말자

갈바람을 몰고 줄달음을 쳐 달려간다.

얼마 안가서 겨울에게 바톤을 넘길 모양이다.

그 바람에 잎들은 떨며 비명을 치고

억새는 바람에 울고불고

나무들은 시름시름 앓는다.


흐르지 않으면 강물이 아니듯이

슬프지 않으면 가을이 아니다.

가을 마음은 수심(愁心)이다.

온 산천이 수심에 잠겨 있다.


고독과 방랑이 없으면 가을이 아니다.

떨어져 뒹구는 낙엽들

바람에 떠도는 흰 구름처럼

고독과 방랑이 가을 나그네의 특권이다.

변하여 떨어지는 인생과 만물을 생각하며

번민하고 방황하는 가을 나그네가 인생의 본 모습이다.


결실과 사색이 없으면 가을이 아니다.

자연은 결실을 거두어들이고

숲은 깊은 침묵에 빠져 사색을 하고

잎들은 붉게 물들어 고향인 땅으로 돌아간다.


서러워 말아라.

임무를 마치고 돌아가는 병사처럼

제비가 강남으로 떠나듯이

낙엽은 당당히 져 고향으로 돌아가고

만물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계절이 가을이다.

가을은 정녕 아름다운 슬픔의 계절이다.

 


2007년 10월 20일

 

 *******

가을이 가을다우려면 슬퍼해야 합니다.

감정을 속이는 것은 순수하지도 정직하지도 않습니다.

값싼 센티멘털리즘이라고 비난해도 어쩔 수 없지요.

저는 이 '아름다운 슬픔의 계절'을 愁心에 잠겨 카타르시스하고 싶습니다.


죽음을 비감해 하는 정서도 굳이 말리고 싶지 않습니다.

죽음을 슬픔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그러나 거기 카타르시스가 빠지면 안됩니다.

실컷 울고 나면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이 그것입니다.


죽음의 생각이 죽음을 딛고 넘어 부활로 가야 합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매일 묵상하고 슬퍼하라고 하는 것은

슬픔 자체에 머물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 슬픔을 딛고 나의 실존을 깨닫고 초극하라는 것입니다.


 

  Anna German의 가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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