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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루살이는 하루만 살 수 있는데 불행히도 하루종일 비가 올 때도 있다. / 정호승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31 조회수673 추천수5 반대(0) 신고
 
 
 
 

하루살이는 하루만 살 수 있는데 불행히도 하루종일 비가 올 때도 있다. / 정호승




 하루살이의 일생은 하루입니다. 정말 하루살이가 단 하루만 사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극히 생명이 짧은 것만은 사실입니다. 어떤 것은 이틀을 살 수 있고, 또 어떤 것은 4시간 안팎밖에 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생명의 짧음과 덧없음을 비유할 때 하루살이를 빗대어 이야기합니다. ‘하루살이 같은 인생’ 등이 바로 그런 말입니다.


 그런데 하루밖에 살지 못하는 하루살이에게 하루 종일 비가 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맑은 바람 한번 들이켜지 못하고, 따스한 햇살 한번 쬐어보지 못하고 일생동안 비만 맞고 있다가 생명을 다하겠지요.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 해(보통 1년에서 3년)동안 물속에 있다가 겨우 알에서 깨어나 맑은 세상을 날 수 있는 성충이 되었는데 하루 종일 비가 오다니요.


 우리 인간에게는 짧디짧은 하루지만 하루살이에게는 평생의 시간입니다. 아마 분노와 절망에 떨며 하늘을 원망하고 싶을 것입니다. 내일이 남아 있다면 괜찮겠지만 하루살이한테는 내일이 없습니다. 내일이 없다는 것은 희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여름날 저녁, 찬란한 저녁놀을 배경으로 정다운 형제들과 떼 지어 냇가를 날아다니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는 것입니다.


 혹시 당신이 하루살이인데 하루 종일 비가 오고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는 그런  생각을 한번 해본 적이 있습니다. 하늘을 원망하고 운명을 한탄하다가 그대로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정작 하루살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루살이는 저처럼 그렇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비가 오면 어때? 열심히 살아보자구.”

  “그래, 그래도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셨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일이야.”

 이렇게 서로를 위로하며 열심히 살아갈 것 같았습니다. 비록 하루살이지만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서로 보여줄 것 같았습니다.

 

 하루살이도 맑은 바람과 햇살 속에서 일생을 보내고 싶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비가 오니 어떡합니까. 하루살이가 비를 오지 않게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참고 인내하는 가운데 묵묵히 비를 맞으며 살아가는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루살이가 해지기 전에 냇가를 떼 지어 날아다니는 것은 살아 있는 동안 구애를 하고 사랑을 나누는 행위입니다. 무리 지어 군무하는 하루살이들은 대부분 수컷들로서 상하 비행운동, 즉 아래위로 날며 비행을 합니다. 그러다가 암컷들이 군무 속으로 날아들면 수컷은 암컷과 함께 멀리 허니문 비행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허니문 비행이 끝나면 물속에 알을 낳고 몇 시간 만에 죽음을 맞이합니다.


 하루살이가 그 짧은 삶 속에서도 그렇게 열정적으로 서로 사랑을 나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그러니 비가 오는 것쯤이야 무슨 대수이겠습니까. 비가  와도 사랑은 해야 하는 것입니다. 빗속에서도 열심히 살고 사랑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루살이로서 살아갈 시간이, 사랑할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은데 비가 오면 어떻습니까. 주어진 생명의 시간을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루살이는 하루 종일 비가와도 원망하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갑니다. 저도 그 하루살이의 마음이 되어 오늘을 열심히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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