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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겸손한 사람이 구원의 좁은 문을 통과한다."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31 조회수546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10.31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로마8,26-30 루가13,22-30

                                
 
 
 
"겸손한 사람이 구원의 좁은 문을 통과한다."
 


구원에 이르는 좁은 문을 통과하는 자 겸손한 사람입니다.
 
겸손으로 작아져야 통과할 수 있는 좁은 문입니다.
어찌 보면 좁은 문은 상대적일 수 있습니다.
자기중심의 교만한 자에겐 넓은 문도 좁은 문이 될 수 있고,
하느님 중심의 겸손한 자에겐 좁은 문도 감미로운 넓은 문이 될 수 있습니다.
 
수도생활의 좁은 문, 좁은 길에 에 대한 베네딕도 규칙의 말씀을 들어보십시오.

“좁게 시작하기 마련인 구원의 길에서 도피하지 마라.
  그러면 수도생활과 신앙에 나아감에 따라
  마음이 넓어지고 말할 수 없는 사랑의 감미로써
  하느님의 계명들의 길을 달리게 될 것이다.”

겸손으로 마음 넓어질 때
좁은 문도 넓은 문이 되어
사랑의 감미로써 좁은 문을 통과해 달리게 될 것입니다.
 
어제 잠시 야콘 뿌리 열매 수확을 거들다가 저절로 나온 탄성입니다.

“흙은 위대하다.”

엄청난 크기에 복잡다단한 뿌리 열매들을 무한한 인내로 품에 껴안고 키워낸,
기름진 검은 흙의 침묵의 사랑과 겸손이 새삼 놀랍고 고마웠습니다.
 
이래서 흙(humus)에 어원을 둔 사람(homo)이요 겸손(humilitas)입니다.
흙같이 겸손해야 사람이요 이런 사람만이 구원의 좁은 문을 통과합니다.
 
진정 위대한 자 겸손한 자입니다.
 
이런 저런 온갖 오물을 받아들여 썩혀 기름진 흙이 됐듯이
믿음과 사랑, 희망, 인내, 침묵 등 온갖 덕이 녹아
겸손이라는 기름진 마음의 토양이 되었습니다.
 
생명을 키워내는 흙이듯, 이웃의 생명을 키워내는 겸손한 사람입니다.


좁은 문을 통과하여 구원에 이르는 겸손한 사람은
주님을 인도자로 모시고 주님의 뜻에 순종하는 사람입니다.
 
주님 친히 목자 되시어 우리를 인도하실 때
좁은 문이나 좁고 험한 길은 전혀 두려울 것 없습니다.
 
다음 시편을 되 뇌이며 걸을 때 두려움과 불안의 어둠은 말끔히 걷힐 것입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나 비록 음산한 죽음의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내 곁에 주님 계시오니 무서울 것 없어라.
  막대기와 지팡이로 인도하시니 걱정할 것 없어라.”

주님 함께 계시니 좁은 문도 사랑 넘치는 감미의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온 세상 모두가 주님의 수중에 있는 데,
주님께 복종하는 데 무엇이 두렵고 무섭겠습니까?
 
아침 성무일도 사무엘 상권의 다음 찬가구절도 큰 위로가 됐습니다.

“생명과 죽음을 주시는 분도 주님이시며,
  명부에 내려 보내고 올라오게 하시는 분도 주님이시도다.
  빈궁과 부요를 주시는 분도 주님이시며,
  주님은 낮추시고 또 높이 올리시는도다.”

이런 주님께 온전히 믿음과 희망, 사랑을 두고
그분의 인도에 따를 때 그 어디나 천국이요 행복한 삶입니다.
 
내 좋을 대로가 아닌 주님의 뜻에 따른 삶이기에
다음과 같은 주님의 지탄을 절대 듣지 않을 것입니다.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들 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새삼 주님의 뜻에 따른 삶인지, 주님과 깊어가는 관계의 삶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주님 앞에 우리가 갖고 갈 수 있는 것은
오직 주님과의 믿음, 희망, 사랑의 관계뿐입니다.
 
이런 저런 삶의 좁은 문, 좁은 길을 통과하며
미운 정 고운 정 깊어지는 주님과의 관계에 흙같이 겸손해지는 우리들입니다.


좁은 문을 통과하여 구원에 이르는 겸손한 사람은
성령을 보호자로 모시는 사람입니다.

성자 그리스도의 안내로 성령의 보호 속에 성부 하느님께 이르는
우리 내적 삶의 여정, 삼위일체 하느님 안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성령의 보호 없이는 참으로 위태한 우리의 삶입니다.

성령께 활짝 마음을 여십시오, 성령께서는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기도할 줄 모르지만,
성령께서 말로 다 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도 이런 성령의 생각을 아시니,
하느님의 뜻에 따라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좁은 문이냐 넓은 문이냐가 아닌 주님이 계시느냐 안 계시느냐 입니다.

주님께서 인도자 되시고 성령께서 보호자 되시는 한
구원에 이르는 좁은 문도 찬미노래 부르며 기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나 함께 계신 주님이시기에
좌절함이 없이 내 삶의 자리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일상의 삶의 체험을 통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겸손한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겸손한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작용하여 결국은 좋게 됨을 깨닫습니다.
 
또 주님은 이 겸손한 이들을 부르셔서 의롭게 하시고 영광스럽게 하십니다.

오늘도 좋으신 주님은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당신의 말씀과 성체를 모시는 겸손한 우리들을 의롭게 하시고 영광스럽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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