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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은 나, 내일은 너” - 2007.11.2 금요일 위령의 날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02 조회수606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11.2 금요일 위령의 날                                                
지혜4,7-15 로마6,3-9 마태25,1-13

                                                  
 
 
 
“오늘은 나, 내일은 너”
 


어제가 모든 성인들(all saints)의 축일이었다면,
오늘은 죽은 모든 영혼들(all souls)을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천상 성인들은 현세의 우리를 위해 전구하시고,
우리는 연옥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니
결국은 모두가 기도 안에서, 하느님 자비 안에서 하나로 연결되어있음을 깨닫습니다.
 
새삼 가톨릭교회의 배려 가득한 전례가 고맙습니다.

성직자 묘지 입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절입니다.

“오늘은 나, 내일은 너(Hodie mihi, cras tibi)”(집회38,22참조).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입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합니다.
 
사막교부들의 말씀처럼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고 살아야
지금 여기에서 환상이나 허영이 걷힌 본질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어쩌다 핸드폰을 사용하다보면
갑자기 전지의 약이 떨어져 통화가 끊길 때의 난감함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이런 예기치 않은 갑작스런 죽음이라면 얼마나 난감하겠는지요?

늘 깨어 준비하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죽음의 문제는 늘 지금 여기 삶으로 귀결됩니다.
아름다운 삶에 아름다운 죽음입니다.
‘알렐루야’로 살다가 ‘아멘’으로 끝맺는 삶이 아름다운 삶에 아름다운 죽음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를 깊이 함이 삶과 죽음의 열쇠입니다.
천상과 지상, 연옥이 하느님 품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내 영혼,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애타게 그리건만,
  그 하느님 얼굴을 언제나 가서 뵈오리까.”

이렇게 하느님을 간절히 그리워하며 깨어있는 이들,
결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현세의 집착에서 해방되어 나그네 생활에 충실합니다.

“주님을 찬양하라. 내 영혼아, 한 평생 주님을 찬미하라.
  이 생명 다하도록 내 하느님 기리리라.”

끊임없는 하느님 찬미가 우리를 늘 깨어 살게 하고
죽음을 넘어 영원한 생명을 살게 합니다.
 
저절로, ‘얼마나’ 가 아닌 ‘어떻게’ 의 삶의 질에 관심의 초점을 두게 합니다.
 
집회서 말씀대로 영예로운 나이는 장수로 결정되지 않고,
살아 온 햇수로 셈해지지 않음을 압니다.
 
사람에게는 예지가 곧 백발이고, 티 없는 삶이 곧 원숙한 노년임을 깨닫습니다.
짧은 생애라도 완성에 다다른 그는 오랜 세월을 채운 셈입니다.

하느님과의 깊은 관계로 하느님으로 충만한 이들은
오늘 복음의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처럼 늘 깨어 지금 여기에 충실합니다.
 
반면 지금 여기에서 깨어 준비하며 살지 못했던 어리석은 다섯 처녀들,
결정적인 순간 문은 닫혔고 문 두드리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주님, 주님, 문을 열어주십시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를 알지 못한다.”

주님과의 깊은 관계로 주님을 잘 알았더라면
이렇게 태만하게 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언제 죽음이, 주님이 올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죽음의 문이 닫히면, 주님 입장 후 문 닫혀 버리면 모두가 끝입니다.
 
그러니 믿음, 희망, 사랑의 기름을 영혼의 등잔에 가득 채우고 깨어 준비하며
주님을 기다리며 죽음을 대비하는 것입니다.
 
이미 세례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옛 인간을 벗어 버리고 매일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새로운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천상의 성인들은 우리를 위해서 전구하시고
우리는 연옥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므로
모두가 하느님 안에서 일치의 기쁨을 누리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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