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04 조회수774 추천수9 반대(0) 신고
 
2007년 11월 4일 연중 제31주일 다해
 
 
 
 "Today salvation has come to this house
because this man too is a descendant of Abraham.
For the Son of Man has come to seek
and to save what was lost."
(Lk.19.9-10)
 
 
제1독서 지혜서 11,22─12,2
제2독서 테살로니카 2서 1,11─2,2
복음 루카 19,1-10
오늘의 독서와 복음 듣기





얼마 전에 우리 본당의 교우 한 분이 제게 선물을 주셨습니다. 그 선물의 내용은 양말이었지요. 그리고는 지난 번 초상집 문상을 가서 절을 할 때 보니 양말 바닥이 다 달아 있어서 사 오셨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사실 저는 많은 양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명절 때 선물 받은 양말이 아직도 많이 있거든요. 그런데 눈에 보이는 곳에 구멍이 나지 않았으니, 몰랐던 것이지요. 그 누가 발바닥의 올이 괜찮은가 하면서 양말 바닥을 일부러 보시는 분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저 역시 전혀 몰랐는데, 문상 이후 사람들에 의해서 알게 된 것이지요.

우리들은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스스로 자부합니다. 하지만 내가 아는 것이 많을까요? 아니면 모르는 것이 더 많을까요? 당연히 모르는 것이 더 많겠지요. 심지어 내 자신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은, 그만큼 내 자신이 부족하고 나약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증거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렇게 부족하고 나약하다는 것을 남들에게 드러내는 것을 싫어합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모습인데도 어떻게든 강하고 완벽한 모습만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 가운데에서 내 이웃들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게 됩니다. 나의 강함과 완벽함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나보다도 나약하고 부족한 사람을 내세워야하니까요. 그래서 왕따와 같이 소외되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강하고 완벽해 보이는 나의 모습이 과연 올바른 모습일까요? 스스로를 속이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는 죄의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자캐오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캐오는 키도 작고 볼 품 없었던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남보다 더 나은 것은 돈이 많다는 것뿐이었지요. 왜냐하면 세관장이었거든요. 하지만 이것 역시 사람들의 놀림을 받을 뿐이었습니다. 당시의 지배층인 로마에 빌붙어 있다는 것과 그들이 만지는 로마 화폐에는 로마황제의 얼굴이 새겨져 있어서 그 돈을 만져야 하는 세관장이면 우상숭배의 큰 죄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예수님과 자캐오의 만남을 방해합니다. 그런데 자캐오는 예수님을 만나고자 하는 강한 원의가 있었지요. 그래서 자신의 체면도 상관하지 않고서 돌 무화과나무로 올라갑니다. 바로 이러한 강한 원의를 보신 예수님께서는 자캐오에게 말합니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그러자 사람들은 “저이가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군.”하면서 이제 예수님을 비판합니다. 이에 반해서 자캐오는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하면서 강한 사랑의 실천을 약속합니다.

사실 다른 이스라엘 사람들은 바로 예수님 옆에서 예수님의 말씀과 놀라운 기적을 직접 듣고 목격했었지요. 그런데도 그들은 변화되지 않고 여전히 남을 비판함으로써 아픔과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서 자캐오는 적극적인 사랑의 실천으로 완전한 변화를 보여줍니다.

과연 누가 올바를까요? 그리고 우리들은 누구의 모습을 따라야 할까요? 주님을 만나고 주님을 따르겠다고 약속했다면 이제는 남을 비판하기보다는 적극적인 사랑의 실천을 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라는 예수님 말씀이 바로 우리 각자에게 내려지는 칭찬의 말씀으로 다가왔으면 합니다.



자기 자신도 잘 모르면서 남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맙시다.





다듬잇돌은 지가 였는디유(이강엽, ‘바보이야기, 그 웃음의 참뜻’ 중에서)
 
옛날 가마를 타고 시집갈 때, 충청도 어느 고을에서 일어난 일이다. 예전에 가마는 네 사람이 메고 갔는데 먼 길일 경우에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어느 집에서 딸을 먼 곳으로 시집보냈다. 그런데 어찌 되어 그랬는지, 혼수로 가는 다듬잇돌을 깜빡 잊고 안 보내서 나중에 신부가 탄 가마 속에 따로 넣어 보내게 되었다.

때는 마침 오뉴월 삼복더위인 데다가 돌덩이까지 집어넣었으니 가마꾼들이 비지땀을 흘려 가며 그런 고생이 없었다. 신부가 밖을 내다보니까 가마꾼의 등이 축축하게 젖어 있는 것이 몹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신부는 어떻게 하면 가마꾼을 도울 수 있을까 궁리했다.

가마꾼들은 어찌나 힘들던지 앞에 주막이 보이자 가마를 잠시 내려놓고 한마디씩 했다.

“어이, 저기 가서 목이나 축이고 가야겠어.”

“허긴 가마 메다 이렇게 무거운 건 처음이여. 신부가 얼마나 뚱뚱하면 이리 무거운거야?”

안에서 듣고 있던 신부가 억울하다는 듯이 참견하고 나섰다.

“아니, 그래도 댁들 생각혀서 다듬잇돌은 지가 머리에 였는디유?”
 

  

 

"Zacchaeus, come down quickly,
for today I must stay at your house."

(Lk.19.5)

 

Angel Call / Ralf B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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