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거니 받거니 만남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04 조회수637 추천수9 반대(0) 신고
저희 남편 요셉의 직장 선배가 있습니다.
요셉은 그 선배와 가까운 사이였고,
저희 아들 하은이의 백일즈음 그분을 초대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때부터 두 집간의 부담스런 주거니 받거니 만남이 시작된 것 입니다. @^^@
 
그날은 하은이의 백일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제 나름대로 얼마나 신경써서 식사준비를 했는지 모릅니다.
그날 이후 곧바로 저희가 그댁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저희집에서 그분들댁까지는 엄청 멀어서,
어린 하은이 데리고 오가는데만도 힘겨웠습니다.
가서 얻어먹는 것 까지는 좋았으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벌써 부담스러운 마음이 들지 뭐예요...
또 내가 초대해야 하는 순번이 자동으로 정해진 것이니까요...
 
그렇게 왔다갔다를 몇번을 했는지 모릅니다.
얼떨결에 시작된 이 패턴이 슬슬 스트레스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아기 데리고 손님상 준비하는 일이란...  해본 사람만 알것입니다.
생각보다 훨신더 어렵습니다.
혼자서 이리뛰고 저리뛰고... 발바닥 불나게 아기 잠든새에 재료 준비하고,
깨서 울면 날라가서 달래고, 놀아주다가 눈치봐서 또 나와 일하고...
그렇게 준비 끝내고 손님 오시면, 저는 아기 보느라 앉아 있지도 못합니다.
손님이 가시고 나면, 하은이 먹여서 겨우겨우 재워놓고,
설거지에 뒷정리에... 너무 힘들어서 울고싶기 까지 할때도 있습니다.
 
반대로 제가 초대 받아 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사람들은 기분좋아 와인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 나누는 동안,
낯설어서 잠투정 해대는 하은이 안고 달래고,
남에집 어두운 모퉁이에 앉아서 젖먹이고...
저는 배불리 먹어 보지도 못하고, 출출한 배로 집에 돌아오면,
피곤한 하은이 안고 전전긍긍하며 재우느라 또한번 진이 다 빠져버립니다...
 
여기까지는 육체적, 정신적인 어려움 이었고,
또 한가지... 저도 사람인지라 영적인 유혹의 어려움이 또 있습니다.
저희가 초대를 받는 순번이었습니다.
저는 늘 저녁식사에 초대를 하였는데,
그날은 저희가 점심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갔더니 스파게티를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나도모르게 드는 생각!!!
'오잉??? 국수에. 오이피클... 이게 다네??? 뭐야 이건!!!'
이날부터, 왠지 내가 손해를 보는 듯한 느낌...
아무리, 떨쳐버리려 해도 자꾸만 비교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집에서 식사를 하는날, 반찬이 줄지 않기라도 하면,
'쳇! 자기들은 성의도 없으면서, 까탈부리기는~~~'
이런 생각이 나도 모르게 자꾸만 나는 것 이었습니다.
 
정말 싫습니다. 이런 생각하는것...
아무리 콘트롤 하려 해도 자꾸만 저도 모르는 사이에 비교하게 되고,
내가 베푼것을 반드시 받아내려고 하는 요상스런 유치한 발상이 계속되는 것 이었습니다.
 
참, 어렵습니다.
분명 예수님은 베풀라 하셨는데 말입니다.
그것도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절고 눈먼이들에게 베풀라 하셨는데 말입니다. (루카 14:12~14)
바로 보답받을 수 없는 이들에게 베풀라는 말씀이십니다.
그런데, 저의 삶은 어떻습니까?
보답을 해주는 사람에게도 베푼답시고는 왠지 더 받아야 할것 같고,
내가 더 어렵고 힘들게 준비한다고 억울해 하고,
급기야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에 힘들다고 야단법석 이잖아요...
이런 마음가짐으로 어찌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며,
어떻게 그 말씀을 삶으로 증언하고 전할수 있겠나... 반성을 하게 되는 밤입니다.
 
내가 누군가 에게 무엇을 해줄때,
받을 생각을 한다면, 바로 그순간 고통이 시작됩니다.
그때부턴 내가 다시 받는것은 당연한 것이 되고,
화두는 다시 그 크기로 변하게 되니까요...
내가 준것과 같은 크기... 아니 그보다 더 큰크기의 것을 받아야 직성이 풀리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탄에게 틈을 보이면, 그에게 쉽사리 마음을 다 내어주고 마는 것이 사람인가 봅니다.
 
제 마음도 그렇게 사탄에게 틈을 보이고 말아서 고생을 좀 했는데요,
하느님께서 잠시 쉬어갈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지금은 주거니 받거니 식사대접이 쉬고있거든요.
그댁에서 출산을 하셔서 말이죠 @^^@ ㅎㅎㅎ
그런데, 바로 어제 연락이 왔습니다. 다음주말에 놀러오라고요... 가슴 철렁~~~ ㅋㅋㅋ
하느님께서 이제 새로운 기회를 또 주십니다. @^^@
이번에는 골룸바도 잘 해보렵니다!!!
적당히~ 그리고, 사탄을 주의하며~ 하느님만 바라보며 말입니다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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