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포도위 가랑잎
갈바람 맞아
광인의 손짓인양 이리저리 흔들고
눈물도 아득한채 발소리 숨겨 여행한다
곁 바람 드세고
꾸밈 모르는 굽은 등 그대로
나도
잎새가 되어 길을 달린다
아는이 없는 먼먼 미로
이길 끝에 외로움 가려줄 누구라도 있을까
가고 가도
들국화 억새 어우러지고
노란 은행나무 잎
저무는 가을이 시간의 터널 만들어
등을밀며 따라 나선다
어느듯 포도는 사라지고 이쁘게 웃는 한사람
가벼운 목례로 누구세요 물으니
발그레한 홍조
처처에 진을 친 가실 이라지
가도 가도 녹슨 산하
저녁무렵 어머니 모습으로 감싸고
먼산 임의 미소만 아련한다
만날 수 없는걸 알지만 팔 내밀다 말고 눈감아 안기면
그 품
아늑하고 포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