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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7일 야곱의 우물- 루카 14, 25-33 묵상/ 냉정(?)하신 예수님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07 조회수545 추천수6 반대(0) 신고

냉정(?)하신 예수님

그때에 많은 군중이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돌아서서 이르셨다.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너희 가운데 누가 탑을 세우려고 하면, 공사를 마칠 만한 경비가 있는지 먼저 앉아서 계산해 보지 않느냐? 그러지 않으면 기초만 놓은 채 마치지 못하여, 보는 이마다 그를 비웃기 시작하며, ‘저 사람은 세우는 일을 시작만 해놓고 마치지는 못하였군.’ 할 것이다.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가려면, 이만 명을 거느리고 자기에게 오는 그를 만 명으로 맞설 수 있는지 먼저 앉아서 헤아려 보지 않겠느냐?
 
맞설 수 없겠으면, 그 임금이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평화 협정을 청할 것이다. 이와 같이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루카 14,25-­33)
 
김광태 신부(독일 프랑크푸르트 교포사목)
◆예수께서 가족을 대하시는 모습은 유별났다. 어머니를 가리켜 ‘여인’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가족이 찾아왔다는 말에 “누가 내 어머니이고 형제들이냐?”(마르 3,33) 하고 반문하시며 마치 혈육을 부정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시기 때문이다. 또 당신을 따르는 조건의 첫 번째가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마르 10,29)를 버리는 일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런 태도는 가족에게만이 아니다. 베드로한테는 다른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말씀을 하셨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마태 16,23) 어찌 이리 냉정하실까?
 
예수께서 왜 이런 말씀을 하시는지 그 맥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요한복음에서 어머니를 ‘여인’으로 부르는 장면이 두 번 나온다. 첫 번째는 카나의 혼인잔치(2,1­12)에서 성모님이 하느님의 뜻을 앞질러서 아직 오지 않은 그리스도의 때를 앞당기도록 요청할 때다. 포도주가 떨어지면 혼인잔치의 기쁨이 사라지고 신랑 신부는 매우 당혹스러울 것이다. 이것을 염려한 성모님의 모성이 예수님의 때를 앞당기신 것이고 예수님은 그 요청을 따르셨다. 두 번째는 십자가 아래서다. 예수께서는 이제 더 이상 성모님을 당신의 어머니로만 남겨두지 않으신다. 당신의 어머니를 인류의 어머니로 세상에 내어 주며 ‘여인’이라고 부르신다(9,25-­27).
 
베드로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많은 고난을 당하고 죽으셔야 한다는 예수님의 수난 예고. 이 말씀을 들은 베드로는 어떤 태도를 보였어야 할까? 신앙인으로야 놓아드리는 게 도리겠지만, 그 누구보다 예수님을 사랑했던 베드로가 그분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하고 붙드는 것이 오히려 당연해 보인다. 그런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가차 없이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라고 하셨다. 이것은 하느님의 일을 인간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베드로에 대한 꾸지람인 동시에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한 예수님의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다.
 
예수께서는 당신을 따르려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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