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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8일 야곱의 우물- 루카 15, 1-10 묵상/ 더 필요한 곳을 찾아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08 조회수553 추천수5 반대(0) 신고

더 필요한 곳을 찾아

그때에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러자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느냐? 그러다가 양을 찾으면 기뻐하며 어깨에 메고 집으로 가서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한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또 어떤 부인이 은전 열 닢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 닢을 잃으면, 등불을 켜고 집 안을 쓸며 그것을 찾을 때까지 샅샅이 뒤지지 않느냐? 그러다가 그것을 찾으면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은전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한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
(루카 15,1-­10)
 
김광태 신부(독일 프랑크푸르트 교포사목)
◆요즘에는 자연보호 차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지만, 20여 년 전 군대에서는 가능했던 일이다. 민통선 안쪽에서 군복무를 하던 시절, 초소에서 50미터쯤 떨어져 있는 개울에 오리 떼가 몰려왔다. 점심 메뉴로 맛있는 오리탕을 기대하며 오리 떼 한가운데로 총을 쏘았다. 오리들이 푸드덕거리며 일제히 날아올랐는데 총 맞은 오리는 보이지 않았다. 어떤 녀석이든 맞으리라 기대하고 대충 쏘았더니 한 마리도 맞지 않은 것이다.
 
강론할 때마다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신자들의 연령이나 교육 정도, 직업과 생활 수준이 다르다 보니 누구에게 초점을 맞출까 고민하다가 모두에게 해당될 만한 것을 주제로 삼게 된다. 다들 좋은 말씀이라고 고개를 끄덕이지만 누구한테도 진정으로 힘이 되었을 것 같지는 않다.
 
되찾은 양의 비유를 볼 때마다 부끄러움을 느낀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미사에 오시는 분들을 위해 정성스레 강론을 준비하지만 어찌 보면 이분들은 내가 아니어도 계속 열심할 분들이다. 어쩌다 봉성체를 가면 내 손을 꼭 잡고 놓을 줄 모르는 할머니들이나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 달라는 할아버지들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성당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알면서도 그들을 위해서는 언제나 시간이 없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비유 속의 목자는 아흔아홉 마리를 ‘놓아둔 채’ 길 잃은 양을 찾으러 떠난다. 아흔아홉을 돌보느라 떠나지 못하는 사람은 아마도 아흔여덟 마리가 남아도 그렇게 할 것이고 한 마리가 더 없어져도 그럴 것이다. 결국 ‘다수’를 중시하는 사람은 한 마리도 제대로 못 지키게 된다. 반대로 아흔아홉을 그대로 두고 떠날 수 있는 목자는 다른 양을 잃어도 그렇게 할 것이다. 필요한 순간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이 목자는 무리를 온전히 지켜낼 것이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하나를 돌볼 때 모두를 가장 효과적으로 돌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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