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보를 집에 가져가세요
작성자지요하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08 조회수568 추천수5 반대(0) 신고
*11월 4일(연중 제31주일)치 대전교구 태안성당 주보에 게재된 글을 소개합니다.   
 
 
 
 
                      주보를 집에 가져가세요




주일 교중미사 후에 성당을 나가시며 주보를 성당 현관의 책상 위에 놓고 가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어지럽게 놓인 주보들을 정리하는 수고도 크기 마련이지요.

미사 후에 주보를 반환(?)하시는 분들의 의도는 아마도 주보를 아끼려는 뜻일 겁니다. 주보가 부족하여 저녁미사에 오시는 분들 중에 주보를 보지 못하는 이들이 생기지 않게 하려는 뜻일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고마운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보는 반환을 해야 하는 물품이 아닙니다. 토요일 저녁 특전미사부터 주일 저녁미사까지, 미사에 나오시는 신자 수를 파악하여 충분한 양을 늘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대전주보>는 우리가 돈을 들여 구입하는 것이고, <태안성당주보>는 우리의 공력이 많이 투입되는 것이지만, 그러므로 그것들은 쉽게 반환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신자들의 손에 최대한 오래 머물러야 하는 것이지요.

저는 미사 후에 주보를 반환하시는 분들을 볼 적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 형제님은 성당에 일찍 오셔서 미사 전에 주보를 다 읽으신 것일까?” “저 자매님은 신부님 강론 시간에 강론은 듣지 않고 주보를 읽으신 거 아닐까?”

저는 읽는 일이 직업이다시피 해서 노상 읽는 것들이 꽤 많지만, 그런 처지에서도 우리 교회의 주보들을 꼼꼼히 읽곤 합니다. 두 개의 주보를 다 읽자면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제 신앙생활에 좋은 도움을 주는 것이어서 차에 싣고 다니면서 틈틈이 속속들이 읽곤 하지요.

가끔 집에서 연로하신 어머님이 주보를 세심하게 읽으시는 모습을 봅니다. 새벽에 촛불 켜고 기도를 하고 나서 돋보기를 쓴 눈으로 주보나 <마리아>지를 읽으시는 노인네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올해 연세 84세이신 노인네가 아무 불편 없이 의욕적으로 인쇄물들을 읽으시는 모습은 제게 야릇한 감동을 줍니다.

모든 형제 자매님들이 주일미사 후에 성당에다 주보를 반환하거나 버리지(?) 않고 집으로 가져가셔서 틈틈이 세심히 읽으신다면, 그것을 보는 가족들, 특히 어린 자녀나 손주들에게 좋은 인상과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또 다 읽은 주보를 그냥 버리지 말고, ‘재활용’을 하면 어떨까요? 가까운 이웃에게 주보를 건네주는 일, 별로 어렵지 않은 해볼만한 일이 아닐까요?

저는 지난 연초부터 매주 남는 주보들을 20여 부씩 챙겨 가지고 아파트 현관에서 자주 만나는 이웃 주민들에게 드리기도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가까운 군청과 농협과 우체국 등을 돌며 비신자 직원들에게 나누어 드리곤 합니다. 그분들 중에는 내게 감사를 표하면서 천주교의 주보를 관심 어린 눈으로 읽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오늘 당장 전교 실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그분들 중에는 언젠가는 꼭 하느님을 찾게 되는 이들이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주보는 하느님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하느님 홍보물’이므로, 우리 스스로 날개를 달아서 그 필요 가치를 최대한 키워야 합니다.

주보를 한번 잠깐 훑어보고 곧바로 반환을 하거나 버리지 않고, 세심하게 다 읽으신 다음 그것을 주변의 친지나 이웃에게 전해주는 일도 신앙생활의 한가지 좋은 모습일 것 같고, 의미 있는 선교 방식도 될 것 같습니다.  

                                                                                         -진흥아파트 구역 지요하(막시모)-

                  
(071104/연중 제31주일)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