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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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09 조회수886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7년 11월 9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Take these out of here,
and stop making my Father’s house a marketplace.”
(Jn.2.16)
 
제1독서 에제키엘 47,1-2.8-9.12
복음 요한 2,13-22
 
 
오늘의 독서와 복음 듣기





바다가재는 밀물 때 해변으로 밀려오면 바다로 돌아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닷물이 다시 돌아와 자신을 데리고 가면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해변에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지요. 어떻게든 바다로 돌아가려고 노력해야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자기를 데리고 갈 바닷물만을 기다리는 모습이 얼마나 어리석어 보입니까?

하지만 우리 역시 이 바다가재의 모습을 취할 때가 참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혹시 내 운명 속에서 그리고 내 고통 속에 자신을 그저 내 맡기는 바다가재와 같은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자신의 처지를 그저 하느님의 뜻이라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어리석음을 행한다면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큰 은총에 대한 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우리가 다가갈 수 있도록 환경만을 지정할 뿐, 알맹이를 아름답게 채우는 것은 우리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렇게 어리석은 사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이 계신다는 성전에 사랑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채우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즉, 사랑을 채워야하는 것은 우리 인간의 몫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하느님의 몫인양 아무것도 안하고 눈에 보이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렇게 ‘사랑하라’는 계명의 실천은 포기하고, 세속적인 부분만을 신경 쓰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예수님께서는 도저히 보실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채찍을 휘두르십니다.

“끈으로 채찍을 만드시어 양과 소와 함께 그들을 모두 성전에서 쫓아내셨다. 또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고, 탁자들을 엎어 버리셨다.”

예수님의 평소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이지요. 얼마나 화가 나셨으면 이렇게까지 하실까요? 그리고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예수님께서는 이 성전을 허물면 사흘 안에 다시 세우시겠다고 말씀하시지요. 바로 당신 자신이 성전임을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몸이 성전이라면, 우리들의 몸 또한 성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매일의 미사를 통해 예수님의 몸을 모시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성전인 우리들의 몸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어떤 재물과 명예만 쫓는 성전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사랑을 실천하면서 사랑으로 가득 찬 성전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지 않습니까?

예수님의 또 다른 성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우리 자신을 주님께서는 어떻게 보실까요? 혹시 사랑이 아닌 다른 것만을 추구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에, ‘이 모습은 내가 세운 성전이 아니다.’라고 하시면서 채찍을 들고 나타나시지는 않을까요?
 

그 어떤 것보다도 먼저 ‘사랑하라’는 계명을 실천합시다.




세상을 보게 해주는 창문(박성철, ‘등불 2’ 중에서)

인생이라고 하는 것은
승차권 하나 손에 쥐고 떠나는
기차여행 같은 것 아닐까요?

출발하면서 우리는,
인생이라는 이 기차는 한 번 승차하면
절대 중도하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떠납니다.

시간이라는 것은
탄환과 같아서 앞으로만 갈 뿐
뒤로 되돌아오는 법이 없듯
인생이라는 기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가다보면
강아지풀이 손 흔드는 들길도 있고
금빛 모래사장으로
눈부신 바다도 만나게 됩니다.

그때 우리의 얼굴엔 기쁨에 겨운
아름다운 미소가 번지겠지요.
하지만 이 기차는
그런 길 뿐 아니라 어둠으로 가득 찬
긴 터널을 지나갈 때도 있습니다.

허나 고통과 막막함이 느껴지는 곳을
지난다고 해서 우리의 손에 쥐어진 승차권을
내팽개쳐 버리거나 찢어버리면 안됩니다.

지금 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목적지에도 채 도착하기 전에
승차권을 찢어 버리고 중도하차 하려는
인생만큼 어리석은 인생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긴긴 터널을 통과하고 나면
보다 아름다운 햇살이 나의 머리맡에
따스하게 내려앉는다는 믿음을
늘 가슴에 심어 두고…….
 
 
 “Destroy this temple and in three days I will raise it up.”
(Jn.2.19)
 
 
 
I Love You / Giovanni Marr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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