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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 지나가는 느낌.
작성자김영훈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09 조회수616 추천수4 반대(0) 신고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의 별궁이었던 곳을 313년 그리스도교 공인 이후 교회에 기증하면서 성전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업적이 있지만, 그 전후사를 보면 딱히 다른 좋은 일을 많이 한 것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그가 출정하는 곳에 십자가가 앞서서 나타나지 않았다면 ... 그는 그리스도교를 공인하지 않았을런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로마를 교회에 내주고 그는 비쟌틴으로 수도를 옮기고 유럽의 야만족의 침공을 받은 로마를 그대로 방치하지요. 덕분에 로마주교의 지위가 향상되는 결과를 맞긴 하지만, 로마를 버리면서 그가 동쪽 지역에 집착하여 교회의 주교들마저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 좌지우지하는 사이 결국 교회가 갈라지게 되는데 한 몫을 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한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거처했던 별궁이었지만, 하느님께서는 그의 궁전을 당신의 궁전으로 삼으시고, 세속의 색깔을 당신 거룩함의 색으로 바꾸셨다는 것은, 부족하기 짝이 없는 인간을 하느님께서 쓰신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인가 생각하게 합니다.
 
황제의 궁전이 그 궁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더라도, 하느님께서 거하시는 곳이 되면, 그 곳은 성전이 됩니다.
항상 부족하고 죄 많은 나이지만, 하느님께서 나를 쓰시겠다고 한다면 그 순간부터 나는 당신의 또 하나의 성전이 되는 것이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것을 가슴 깊이 느끼지 못하고 영성체를 해도 그 순간만 그 거룩함의 맛을 혀 끝으로만 느끼려는 우둔함을 항상 반복합니다.
 
혀 끝의 감동이 마음까지 퍼져서 나 자신 전체가 타오기를 염원하건만, 머리로서는 상상해도 마음이 나서지 않고, 말로는 이야기해도 진심어린 기도를 바치지 못하니, 남에게는 좋은 말을 많이 해도, 나 자신이 행하지 못하는 위선을 늘 몸에 달고 삽니다.
 
그래도 한 가지 믿어의심치 않는 것은, 내가 깊고 그윽한 믿음은 아닐지라도 지난 날의 느꼈던 그 감동들이 아주 작은 콩알만한 믿음, 어쩌면 그보다도 더 작은 것으로 내 마음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희망입니다. 그리고 내가 언젠가 당신의 영에 완전히 담겨지는 날 그 콩알보다 더 작은 씨앗이 불씨가 되어 나를 다시 태우리라는 것입니다. 나 자신, 나를 어떻게 주체하지 못하기에 늘 하느님께 빚을 지고 사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오늘 안 될 것을 예감하면서도 또다시 바보처럼 맡기려고 덤벼드는 이러한 단순함이 저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나는 나를 어떻게 하지 못해도, 나를 어떻게 할 수 있으신 주님께 오늘도 나를 맡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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