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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난 11일 주일 - 어떤 신부님 강론
작성자김영훈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12 조회수824 추천수10 반대(0) 신고

여러분 혹시, “나”라고 하는 가스펠송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나 가진 재물 없으나, 나 남이가진 지식 없으나, 나 남에게 있는 건강 있지 않으나, 나 남이 없는것 있으니...” 이렇게 시작되는 노래입니다.

 

이 곡은, 1980년대의 개신교 가스펠송 붐을 일으켰던 “주찬양선교단” 1집에 있는 곡입니다. 작사자는 개신교에서 노래 가사와 책의 저술로 수상한 경력도 있는 송명희라는 시인입니다. 송명희 시인은 태어날 때부터 뇌성마비 장애를 앓았습니다. 한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원망스러워 했으나, 하느님을 만나고 참 기쁨을 알게 되면서 그 체험을 시를 통해서 드러내었고, 그 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노래가 지금은 천주교, 개신교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훌륭한 노래가 되었지요.

 

그의 노래 “나”에서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공평하신 하느님이 나 남이 가진 것, 나 없지만 공평하신 하느님이 나 남이 없는것 갖게 하셨네.” 송명희 시인은 자신이 뇌성마비를 앓고 있으면서도 하느님을 공평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시련과 아픔을 겪으면서 고생하면서 때로는 하느님을 저버리고 하느님을 원망하면서 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시 하느님께 돌아오는 이유는 하느님 안에 우리의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희망은 언젠가 / 내가 겪은 아픔과 시련들을 하느님께서 갚아주실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됩니다. 내가 죽을 때까지 좋은 날이 전혀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금 살아가는 세상 뒤의 세상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거기서 희망을 얻고, 거기에 희망을 겁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그 아브라함과 이사악, 야곱은 사실 이미 다 죽은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 살아있는 이들의 하느님이 되시는 것은,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있다”는 마지막 구절에서 보듯이, 우리가 바라는 죽음 후의 세상, 하느님 앞에서 살아가게 되는 세상이, 믿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그토록 바라고 기다리는 희망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야 말로 진짜 삶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하느님께 인정받은 사람들의 세상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자신의 믿음을 드러내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다고 루카복음사가는 확실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살아갈 세상이 진짜 삶이라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가짜로 사는 세상일까요? 지금 사는 세상은, 한마디로 말해서 진짜 세상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 준비하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나는 그 진짜 세상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 / 지금 이 때에, 모든 것을 확실하게 살아보지 않으면 안됩니다. 확실하게 산다는 것은 하느님 믿는 사람으로서의 삶이 어떤 것인지 사람마다 주어진 여건 안에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나에게 주어진 여건 속에서, 나 나름대로의 / 하느님 믿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내어 주신 숙제입니다.

 

그 숙제는 각자의 몫이고, 그 몫은 각각 다릅니다. 나에게 주여진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다릅니다. 각자가 살아가는 방법은 다르지만, 기본적인 것을 몇 가지 당부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첫 번째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주일미사는 꼭 나오십시오. 설령 너무 화가 나서 미칠 것 같다 하더라도 / 미사에 나오십시오.

두 번째로는 나도 이런 내 자신을 어떻게 할 수 없는데 하느님께서 내 옆에 계셔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싶어도 / 영성체는 꼭 하십시오.

세 번째로는 이런 내 자신이 하느님께 너무 창피해서 환장할 노릇이라 하더라도 / 고백성사를 보십시오. 절대 부담느끼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속좁은 분이 아니십니다.

네 번째로는 안정이 안되서 기도가 안되더라도 / 하느님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을 만드십시오. 하루에 단 오분, 십분도 좋습니다. 그냥 묵주라도 잡고 있으십시오.

 

이런 것들은 하느님을 버렸다가 다시 돌아온 경험이 있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후회하는 것들입니다. 지나간 시간은 후회해 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내가 이런 상태로 있는게, 너무 한심하다 싶어도 하느님 앞에서 쪽팔려 하지 마십시오. 그냥 하느님께 내 비치십시오. 정말로 하느님께 민망스럽고, 부끄럽고, 한 발 더 나아가서 원망스럽다고 한다면, 평일에 성당에 아무도 없는 시간에 오셔서 하느님한테 시비를 거십시오. 큰 소리를 치십시오. 진정한 내 마음을 드러낼 때에 하느님께서 응답을 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시간은 길게 느껴지지만 지나고 보면 짧은 순간들 입니다. 내가 죽을 때까지 몇 십년을 산다고 하더라도 하느님의 시간에 비추어 보면 잠깐 한 순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시간은 영원하고, 우리는 그 시간에 초대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길을 가다가 밭에 있는 보물을 발견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아직 그 밭을 사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발견한 보물이 진정 값어치가 있는 것이라면,

나는 내가 느끼는 보물의 값어치만큼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숙제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어떻게 사는가 하는 것이 내가 발견한 보물의 값을 매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하느님 앞에 가서, 당신이 내주신 숙제를 다 못했다고 쩔쩔 맬 일이 생긴다면, 그것이야말로 하느님께 쪽팔릴 일입니다. 우리 중의 누구라도 그러한 일이 없도록 내가 지불할 값으로서의 내 인생의 숙제를 다 마치고 하느님 앞에 갈 수 있도록, 이번 한 주도 하느님 보시기에 자알 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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