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12 조회수1,003 추천수17 반대(0) 신고
 
2007년 11월 12일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 기념일
 
 
 If your brother sins, rebuke him;
and if he repents, forgive him.
(Lk.17.3)
 
제1독서 지혜서 1,1-7
복음 루카 17,1-6
 
 
오늘의 독서와 복음 듣기




스페인에서 실제로 있었던 어떤 남녀의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이들은 가정불화로 너무나 힘들어 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고민을 들어줄 상대를 찾던 중, 우연히 인터넷 채팅에서 서로 만나게 되었던 것이지요.

둘은 채팅을 통해 그 동안 숨겨왔던 고민과 속내를 상대방에게 털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이 만남이 계속되면서 두 사람은 어느새 한시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가상 세계의 연인이 되었지요. 그들은 채팅을 하는 동안 남자는 여자에게 My Honey(내 사랑)라고 불렀으며, 여자는 남자에게 Prince(왕자님)라고 부르면서 점점 더 사랑을 키워왔습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둘은 가상의 세계가 아닌 현실에서 만나 서로의 사랑의 확인하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드디어 인터넷 상에서 그토록 다정했던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졌을 때, 그들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왜냐하면 이 두 사람은 하루가 멀다 하고 부부싸움을 하고 다정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던 남편과 아내로 확인이 된 것입니다.

자신의 고민을 들어줄 이상향인 배우자와 살고 있으면서도 실제 함께 살면서도 그 장점을 보지 못하는 모습. 어쩌면 이 모습이 우리들의 일반적인 모습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즉, 우리들은 장점보다는 단점을,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부분을 더욱 더 부각해서 보고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잘못을 하나도 저지르지 않는 성인(聖人)의 사회가 아닙니다. 부정적인 모습은 하나도 없고, 긍정적인 모습만 가득한 사람들의 공동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통해서 말씀하십니다.

“네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

누구나 죄를 지을 수 있기에, 그들의 회개를 위해 꾸짖고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나약함과 부족함 때문에 스스로의 힘으로 그렇게 행동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믿음이 필요하다고, 예수님께서는 겨자씨 한 알 만큼 작은 믿음만 있어도 뿌리가 강해서 600년까지도 견디어낸다는 돌 무화과나무도 뽑아서 바다에 심을 수 있다고 말씀하시지요.

믿음은 주님과 나와의 좋은 관계만 형성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과 나와의 간격을,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나와의 간격을 더욱 더 좁혀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믿음인 것입니다.

혹시 누구를 용서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닌지요? 혹시 남을 죄짓게 하는 것은 아닌지요? 남의 잘못에 대해서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이 모든 잘못은 바로 나의 믿음 없음 때문이라는 것을 이 새벽에 깨닫게 됩니다.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갖도록 하세요.




모든 것은 하늘 아래 있다(‘좋은 생각’ 중에서)
 
‘독립신문’을 만들면서 각 신문마다 다른 표기법을 보고 표기법을 통일하기 위해 한글 연구에 힘쓴 주시경. 그는 우리말과 글의 과학적 체계를 세운 한글 연구의 선구자이다.

그가 ‘상호’라는 이름으로 불린 여덟 살 때였다. 어느 봄날 상호는 서당에서 한가롭게 공부를 하고 있었다. 날이 어찌나 맑고 화창한지 상호는 하늘을 아주 가까이에서 올려다보고 싶었다. 동네 산봉우리 중 비교적 높은 덜렁봉에 올라가면 하늘을 만져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마침내 서당 공부가 끝나고, 상호는 얼른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얘들아, 우리 덜렁봉에 올라가 하늘을 만져 보자!”

평소 동네에서 똑똑하기로 소문난 상호가 하늘을 만질 수 있다고 말하자, 아이들도 덩달아 신이 나 산에 올랐다. 얼마 뒤 보리밥을 먹고 산에 오른 아이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하나 둘 붉게 핀 진달래 앞에 멈춰 서서 꽃잎을 따 먹더니, 한 친구가 붉게 물든 입술을 닦으며 “나는 여기서 진달래꽃이나 따 먹을래”라고 말했다. 그러자 나머지 친구들도 산꼭대기에 가지 않겠다고 했고 할 수 없이 상호 혼자 가파른 산을 올라갔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 내며 마침내 덜렁봉 꼭대기에 올라 하늘을 올려다본 상호는 새삼 깜짝 놀랐다.

‘이렇게 높이 올라오면 하늘을 만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리 높은 곳이라 해도 모두 하늘 아래 있구나!’

동네 사람들은 어렸을 적부터 한문을 술술 읽는 상호를 하나같이 신동이라 불렀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상호는 ‘공부를 조금 잘한다 해도 나는 하늘 아래 있지’라고 생각하며 매사에 겸손했다.

자기 자신의 위치를 헤아릴 줄 알면 자연스레 겸손이 뒤따라온다. 상호는 배움도 하늘처럼 끝이 없다고 여기며 부지런히 공부했는데, 어느 날 뒤돌아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글 연구의 대가가 되어 있었다.
 
 
 “If you have faith the size of a mustard seed,
you would say to this mulberry tree,
‘Be uprooted and planted in the sea,’ and it would obey you.”
(Lk.17.6)
 



 Rainy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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