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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부의 적이 생기려 할 때-판관기38
작성자이광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13 조회수584 추천수7 반대(0) 신고

내부의 적이 생기려 할 때-판관기38

 <생명의 말씀>
 에브라임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미디안과 싸우러 나가면서 우리를 부르지 않았으니 어찌 이럴 수 있소?" 이렇게 기드온에게 엄중한 항의를 하자 그가 대답하였다. "이번에 내가 한 일을 여러분이 한 일과 어찌 비기겠습니까? 에브라임의 주운 이삭이 아비에젤의 수확 전부보다 낫지 않습니까? 하느님께서 미디안 추장 오렙과 즈엡을 여러분들 손에 붙이시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내가 한 일이 어찌 여러분이 한 일만큼 클 있겠습니까?" 이 말을 듣고서야 그들은 노기가 풀렸다. 기드온이 요르단에 이르렀다. 그와 그가 거느린 삼백 명은 지친 몸으로 강을 건너 추격을 계속하였다 (판관기 8:1-4)

<말씀의 길잡이와 실천>


오늘의 말씀을 잘 읽어보면 이미 이스라엘 공격을 위해 집결해 있는 미디안 군대와 맞서기 위해 기드온이 병사들을 모으며 전쟁을 준비할 때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에브라임 사람들이 승부가 거의 결정난 순간에 패잔병을 처리하고 패잔병 틈속에 숨어 있던 적장을 죽여놓고는 오히려 기드온에게 왜 우리를 부르지 않았느냐고 호통을 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자성어로 이 상황을 표현한다면 적반하장(賊反荷杖)이 딱 맞는 표현일 것입니다. 기존의 터줏대감은 언제나 새로운 지도자를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에브라임 지파는 기드온이 속한 므나쎄 지파와 함께 요셉의 후손입니다. 장자는 므나쎄이지만 야곱이 장자의 축복을 에브라임에게 빌어 주게 되어 차남인 에브라임이 장자의 지위를 갖게 되었고 결정적으로 그 지파 출신인 여호수아가 가나안 정복을 주도하면서 에브라임 지파가 모든 지파의 맹주 역할을 해왔었습니다.

그런데 므낫세 지파 출신인 기드온이 새로운 지도자로 등장하니 그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은근히 시기심이 생긴 것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기드온의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었을 것입니다. 기드온 자신과 300 용사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전투에 임했는데 전투를 준비할 때부터 전투가 시작되어 승리가 거의 결정될 때까지 팔짱만 끼고 아무 것도 한 것 없는 사람들이 오히려 '왜 우리를 안 불렀느냐'하고 호통을 치니까 말입니다.

미디안을 확실히 처부수어야 하는 상황에서 기드온은 뜻밖의 내부의 적을 만난 것입니다. 이 때 기드온이 자신의 인간적인 마음을 따라 말하고 행동했다면 이스라엘 민족 사이에서 내부적 분열이 일어났을 것이고 이 분열로 아웅다웅했다면 미디안 패잔병들과 그 우두머리를 처치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기드온은 지극히 당연한 인간의 마음을 따라 에브라임 지파를 비난하거나 무안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기가 속한 아비에젤 가문이 수확한 곡식보다 에브라임 지파가 수확한 땅에서 주운 이삭이 더 많다고 하며 자신을 낮추고 에브라임 사람들을 높여 주었습니다.

내부의 적으로 돌변할 수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고, 기드온 자신과 300용사는 성경 기록 그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강을 건너 추격을 계속하였습니다. 기드온에게는 자신에게 맡겨주신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성취하는 것이 우선이었지, 지도자로서의 자기 명예나 자존심이 우선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을 먼저 생각하는 이 겸손과 인내가 기드온에게 진정한 승리를 안겨 주었고 또 그를 진정한 지도자가 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하느님이 명하시고 원하시는 중요한 일을 해야만 하는데 내부의 적이 생기려 할 때가 꼭 있습니다. 이 때는 우리의 인간적인 마음을 잠시 접고 오늘 말씀에서 확인한 기드온의 태도를 깊이 묵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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