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빈 들판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13 조회수667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싱싱하게 푸를 때는

 

잘 몰랐다

 

누렇게 이삭이 팰 때도

 

잘 몰랐다

 

추수를 하고 나서야 

 

바닥이 드러난 들판

 

 

올곧은 줄 알았던 고랑들이

 

똑바로인 줄 믿었던 이랑들이

 

비뚤비뚤 

 

구불구불

 

울퉁불퉁

 

.

.

 

우리 살아온 길도

 

추수 때가 되어서야 드러나리라

 

옳다고 목청 높였던 일들도

 

잘했다고 으스대던 일들도

 

비틀비틀

 

꼬불꼬불

 

얼기설기

 

.

.

 

그때

 

드러난 우리 영혼의 들판을 보고

 

너무

 

부끄럽지 않기를

.

.

 

빈 들판을 보며

 

고개 숙이다

  

 

 

2007. 11. 8

 

 

Cecil

 

 

 

사진은 기천리 논

다음 주에 논은 흙으로 덮어져 버렸

전례력으로는 마지막 달

한해의 갈무리는 어찌 되어가고 있는지

새삼 그것도 걱정이 된다

 

 





 
 

음악: Bellini의 오페라 "Norma" 중 "정결한 여신"- Filippa Giordano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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