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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여라." - 2007.11.17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17 조회수746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7.11.17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지혜18,14-18;19,6-9 루카18,1-8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여라."


안팎으로 점점 사막이 되어가는 세상,
기도하는 관상가가, 신비가가 되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든 세상입니다.
 
언제나 그 자리의 불암산, 
단풍잎들 다 떠나보내고 하늘 향해 활짝 가슴을 연 만추(晩秋)의 배 밭 나목(裸木)들, 마치 사막 세상에서 기도하는 이들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하느님 내 주시여, 온 땅에 당신 이름 어이 이리 묘하신고.
  하늘 위 높다랗게 엄위를 떨치셨나이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아니 잊으시나이까.
  그 종락 무엇이기에 따뜻이 돌보시나이까.
  천사들 보다는 못하게 만드셨어도,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나이다.”

아침 성무일도 세 번째 시편8장의 일부였습니다.

기도할 때 무의미해 보이는 사막 같은 세상도
하느님의 신비 가득한 세상으로 드러납니다.
 
사막 같은 세상도
기도하는 신비가(神秘家)들에게는
의미 충만한, 하느님의 현존 가득한 세상이 됩니다.

도시의 광야, 군중 속의 고독이란 말을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사막이 어디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무의미하고 허무해 보이는 우리 일상도 사막 같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재미없고 단조로운 삶,
그리고 무의미와 허무감이 밀려들 때의 마음은 그대로 황량한 사막 같기도 합니다.

하여 여기서 벗어나고자
세상 재미와 기쁨을 찾아 이런저런 육적 쾌락에 탐닉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중독이 되고 폐인이 되기도 합니다.
 
사막 같은 세상 곳곳에 널려있는 유혹의 덫이요 함정입니다.

이래서 끊임없는 항구한 기도가 필수입니다.
말 그대로 살기위해 기도입니다.

사막 같은 세상, 끊임없이 기도하다 보면
내면은 풍요롭게 변화되고 이어 외적 환경의 변화도 자연스레 뒤따르는 법입니다.
 
무의미와 허무감, 그리고 온갖 환상과 허영의 어둠도 서서히 걷혀
맑은 기쁨의 빛 속에 살아갈 수 있습니다.
 
기분이나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싫든 좋든 항구한 의지의 기도가 건강하고 안전합니다.
 
꾸준히 규칙적으로 항구히 기도하다보면
혼란했던 마음이나 감정도 곧 고요해집니다.
 
자리를 지키면 자리가 나를 지켜준다 합니다.
 
끊임없이 기도하다보면 끊임없는 기도가 나를 지켜줍니다.

그러니 끊임없이 기도하므로 기도를 습관화하여 제2천성으로 함이 지혜입니다.

숨 쉬어야 육신이 살듯이 기도해야 영혼에 이어 육신도 삽니다.
말 그대로 기도는 영혼의 호흡입니다.
기도할 때 사막 세상은 낙원으로 변합니다.
 
인생의 ‘어둠의 터널’도 몸과 마음 하나 다치지 않고 통과할 수 있습니다.
일체의 허무와 절망의 어둠도 스며들지 못합니다.

우리가 알든 모르든 하느님은 당신 방식대로 우리를 최선의 길로 인도하십니다.
때로는 하느님의 무응답이 최고의 응답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때를 알고 또 기다리게 하는 게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1독서 지혜서 후반부의 다음 묘사가
그대로 기도를 통한 하느님의 놀라운 기적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이 있는 곳은 마른 땅이 나타나고,
  홍해는 장애물이 없는 길로,
  거친 파도는 풀 많은 벌판으로 바뀌었다.
  당신 손길의 보호를 받는 이들은 그 놀라운 기적을 보고 그곳을 건너갔다.”

마치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기적 같은 삶의 여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표현 같습니다.
 
하여 화답송 후렴을 통해 주님은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이루신 기적들을 기억하여라.”

과연 기도에 항구하며 주님께서 우리에게 이루신 기적들을 기억하고 있는지요?

또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우리가 항구히 기도를 바치는 믿음의 사람들인지 에둘러 묻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신비가가 되어
사막 같은 세상에서 의미 충만한 하느님의 나라를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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