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백일선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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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종팔 | 작성일2007-11-18 | 조회수603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펌글)
백일 선물
이순의
자식놈이 사귀는 여자친구에게 백일선물을 하고싶다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사춘기의 풋사랑은 언젠가 지워야 할 날이 올거야. 너무 근사한 선물은 지우는 아픔을 너무 크게하는거야. 훗날 잔인한 선물이 되어서 버려지기 보다는 맛있는거 먹고 재미나게 노는것이 더 어울려!" 라고 잔소리를 늘어 놓았다.
아이의 눈빛과 언어는 가시가 돋고 어깨죽지는 쳐지기 시작했다. 잔뜩 물오른 기대감과 부푼마음을 상실시키는 어미가 원망스러운것이다.
훗날의 추억 꺼리를 꺽어버린 어미된 자책감이 커져서 백화점을 향했다. 한나절을 아이가 원하는 그 선물을 찾아 백화점의 구석구석을 찾아 다녔으나 없어서 못 샀다.
결국, 어미의 마음에 드는 선물을 골라 아이의 마음이 녹아주기를 비는 마음과 함께 샀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늦은저녁에 말을 꺼냈다.
"엄마가 선물을 샀는데 가져다줘! 네가 원하는것은 없어서 못 사구 다른걸루 샀어"
선물은 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엄마 말이 맞았어요. 그거 그냥 엄마 쓰세요."
자식이 어른이 되려면 자식도 아프고 엄마도 아파야 되는것 같다. 내 서랍 속에는 펴보지도 않은 선물이 그대로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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