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에레베타를 타고 올라오다가 젊은 주부들께 물었습니다
주로 사서 김치를 먹는다는 집이 많았습니다
하기야 우리 며느리도 두 아이들 키우느라고 아직 김장을 한번도 안 했고
그래서 해마다 시어머니가 다 해서 그 사랑 먹고 사니...
이번엔 한번 와서 보고 듣고 배우게 하려고 했지만 또 한편
아이들이 걱정이 되어서 차마 오라고 연락도 못하고 올 해에도
천천히 혼자서 김장 묵상을 하면서 하기는 했습니다...
작년과는 또 몸이 틀려져서 천천히 쉬어 가면서 해야 했답니다
그래도 일년중에 이때가 배추나 무 자체도 제일 맛있을 때라
적거나 많거나 조금은 김장을 해야 가족들 건강이 더 좋아지리라 생각을 하는 마음은
이것이 사랑이라 생각 합니다
희생이라면 너무 거창하겠지만 그래도 이런 정신으로 하면 할 수 있는데 ...
요즈음 젊은 아줌마들은 김장을 잘 안 하려고 한다는데 좀 문제가 있는것 같아서
조금이라도 가족사랑하는 맘으로 실지로 한번이라도 해 보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실패를 하더라도 이런것이 모아져서 자기만의 노하우가 쌓이면 저처럼 늧게라도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답니다
김장도 바쁜 마음으로 하면 실패하기 쉽듯이 우리네 인생이나 신앙생활도 조금은
천천히 한박자 쉬어 가면서 하며는 더 잘 할 수 있겠구나...하고 묵상하면서 하니까
재미도 있었답니다
언젠가는 생각을 하지 않고 .....찹쌀풀이 다 식지도 않았는데...
빨리 끝낼 생각만으로 했더니 실패했고.....
음식이란 간이 맞아야 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인데 너무 짭잘하게 되어서 재미가 없었다든지...
배추 종자 재료자체가 참 중요한데 그것도 모르고 가격만 생각하고 두꺼운 배추를 사서 실패하고...
천일념 간수가 다 빠진 굵은 소금을 미리 미리 준비 안 했다가 씁쓸한 김장이 되었고
고추가루 참깨나 젖갈 생강 마늘은 미리미리 다 준비를 해서 넣기만 하게끔 준비를 해 놓아야 하는데...
한꺼번에 다 사려고 했다가 정말 피곤하고 성질나려고 했던 일......
총각무우는 미리 몇단 사서 먹고난 후에 동치미 담고...이것이 떨어져 갈 즈음에 배추김치를 담고...
조금 적게 해서 낭비하지 않게 갔다가 버리는 일 없이 하는것도 포인트라면 포인트입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묵은김치 신김치 달라고 오는 사람들이 가끔씩은 있었는데.....
요 근래는 그런 사람도 없어졌으니 ...잘 참고를 해야 합니다.....
김장도 다 순서가 있는데 ...이런것 저런것 내가 실패한 적이 있었던 모든 불편들이 모아져서
나만의 김장 노하우를 총동원 해서 했던 이번의 김장은 우선 내맘에 들어서 다행입니다
조금만 하니까 나 혼자서 하다가 보니...고모. 이모. 언니. 그리고 목동아파트에서 김장을 도와 주었던
기쁜 우리 <신비로운 장미>레지오단원들 자매들 생각이 제일 많이 났답니다
지금은 그 자매들도 어디서 어떻게들 잘 살고 있는지 묵상방에서는 아직 한 명도 못 만났으니
이것도 참 신기합니다.....
여고시절에 군인아저씨들 김장 도와 주러 갔던 재밌던 기억들까지 생각났던 이번 김장은 참으로
많은 추억들도 만나게 해 주었던 김장묵상 시간이었습니다
젊은 시절에 우리엄마 김장하시던 모습과 우리 언니네 김장 모습과 우리 고모 이모 외갓댁 외숙모네
김장 담는 우리 외할머니의 노하우까지 모두 다 생각나는 그리운 사람들의 그립고 따뜻한 사랑모습 속에
성당신부님이나 수녀원에서의 김장 담는 모습들까지 모두가 다 아름다운 사랑모습 그대로의 추억담긴
그리운 김장묵상을 하게 해 주신 주님의 은총이었습니다
그래도 맨 끝에 생각나는 분은 정말 정말 자상하신 우리 친정아버지였습니다
< 아야 ~아버지가 돈 줄 테니까 시장가서 이것저것 사 보기도 하고 음식도 만들고 김치도 깍뚜기도
잘 못 만들어도 좋으니 직접 한번 해 보아라....>하시던
우리 아버지의 음성이 지금도 귓가에서 들리기도 했던 이번 김장 묵상을 저는 사랑합니다...
초년병 새댁이 김장에 관한 것은 물어 오면 내가 그동안 체험하고 알게 된 범위내에서는 잘 도와 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긴 이번 김장은 참 감사한 마음으로 할 수 있어서 주님 영광입니다
요한 10,27
◎ 알렐루야.
○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 알렐루야.
***찬미예수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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