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마음에서 마음으로 . . . . . . . [하유설 신부님. 메리놀 외방 전교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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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혜경 | 작성일2007-12-11 | 조회수875 | 추천수16 | 반대(0) 신고 |
지하철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두 어린이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어린이들과 가까이하고 싶은 눈치였다. 그 다음엔 지하철 안을 왔다.. 갔다.. 하며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었으나, 어떤 사람은 돈을 구걸하는 것으로 여겨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그 손은... 돈을 구걸하는 것처럼 펴져있지 않고 약간 오므라진 상태였다.
사람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쳐다보거나 아예 외면했다. 약간 긴장감 마저 감돌았다. 마침내 그 청년이 내 옆 자리에 앉았다.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궁금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러했으리라.
뭔가 몸짓으로 말하려는 듯했다. 불현듯! 그 청년이 자신처럼 하기를 원한다는 생각이들어 나도 손을 내밀었다. 우리는 요즘 아이들처럼 서로 새끼 손가락을 걸어 악수를 했다. 그 청년은 단지 자신의 방법으로 악수를 하며 사람들과 인사하고 싶어했던 것이다.
그 청년과 웃으며 악수하는 나를 보고 맞은 편에 있던 사람이 미소지었다. 내 눈과 마주치자 웃음으로 인사했다. 그 때까지 말없이... 모든 것에 무관심한 듯, 무표정하게 있던 사람들이 서로를 쳐다보며 관심을 보였다. 어느새 부드러운 표정으로 바뀌어갔다.
조금이나마 서로에게 친밀감으로 다가가게 했다. 그의 현존은 새로운 분위기와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그 짧은 순간에 우리 사이에서 일종의 공동체를 형성시켜 주었다.
그 청년이 우리 모두에게 성탄절 선물을 주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그는 우리에게 그리스도로 다가왔던 것이다. 우리가 소외된 존재에서 벗어나 그 청년과 그리고 서로에게 연결해 있도록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청년이 더 이상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했다. 겉으로 눈에 띄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분위기는 달라졌다.
지하철에 탔던 사람들은 역에서 내려 각자의 삶으로 흩어져 갔으나 이 신비스럽고 거룩한 그 순간의 체험은 금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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