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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25일 예수 성탄 대축일 - 양승국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7-12-25 조회수778 추천수13 반대(0) 신고
 

12월 25일 예수 성탄 대축일- 루카 2장 1-14절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괜찮아!>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기 예수님의 축복과 은총이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열심히 기도드리겠습니다.


   이 성탄에 우리가 한 가지 반드시 할 일이 있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기뻐하고 감사하고 축하하면서, 열심히 파티도 준비하고, 선물도 나누고 다 좋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한없이 자신을 낮춘 하느님처럼 우리도 자신을 낮추어 겸손한 사람이 되는 일입니다.


   성탄의 핵심 정신인 겸손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낮은 곳으로 내려가지 않는다면 성탄은 우리와는 동떨어진 별 의미 없는 사건일 뿐입니다.


   청소년들과 함께 살아가는 살레시오 회원으로서 그럼 어떻게 겸손을 실천할 수 있겠는지 반성해보았습니다.


   일본에 아주 훌륭한 선생님이 한분 계십니다. 밤거리를 헤매 다니는 수많은 청소년들의 아버지이십니다. 성함이 미즈타니 오사무입니다.


   아이들이 고민을 상담하러 와서는 이렇게 털어놓습니다.


   “선생님, 죄송한데요, 저, 도둑질한 적 있어요.”


   선생님께서 어떻게 대답하셨겠습니까?



   너 디질래? 이 나쁜 인간아, 니가 사람이냐?”


   이렇게 혼내지 않으셨습니다. 단 한 마디만 하셨습니다.


   “괜찮아.”


   다른 여학생이 와서 이야기 합니다.


   “저, 원조교제했어요.”


   답은 마찬가지입니다.


   “괜찮아.”


   “저, 친구 왕따 시키고 괴롭힌 적 있어요.”


   “저, 본드 했어요.”


   “저, 죽으려고 손목 그은 적 있어요.”


   “저, 공갈친 적 있어요.”


   “저, 학교에도 안가고 집에만 쳐 박혀 있었어요.”


   다 “괜찮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아이들이 이런 말을 할 때는 절대로 안 된다고 하십니다.


   “죽어버리고 싶어요.”


   선생님은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응, 그건 안 돼. 그것만은 절대 안 돼. 우선 오늘부터 나랑 같이 생각을 해보자.”


   아이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왜 그랬니?”라고 다그치기보다 “괜찮아!” 하고 던진 그 말 한 마디는 수많은 밤거리의 아이들을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오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괞찮아!” 이 말은 이 아이들이 남의 자녀들이기 때문에 무책임하게 대답하는 말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이 말은 아이들의 과거와 현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용서하고 이해하며, 그들에 대한 사랑과 기대가 담긴 말입니다. 아울러 미래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안겨주는 사랑의 언어이기도 합니다.


   “괞찮아!” 선생님의 그 말 한 마디에 밤거리의 아이들은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고 인생을 배우며 열심히 살아갔습니다.


   지금까지 12년 동안 미즈타니 선생님께서 삶을 되찾아둔 아이들은 거의 오천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선생님에게 ‘밤의 선생’이란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또 다른 별명이 ‘일본에서 가장 죽음에 가까이 서있는 선생’입니다.


   선생님은 약물이나 폭력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킬 수 있다면 조직 폭력단 사무실에 찾아가는 것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급기야 선생님은 야쿠자들에게서 한 아이를 빼내려고 자신의 손가락 하나를 잘라내야만 했습니다.


   선생님은 요즘 너무 신경을 많이 쓰신 나머지 암에 걸려 투병 중에 계십니다. 그러다보니 선생님 마음이 더 급해졌습니다. 죽기 전에 한명이라도 더 청소년들을 살려내야 한다는 생각에 쉴 틈이 없습니다. 어차피 죽으면 계속해서 쉴텐데, 그때 쉬면된다며 그 고통 가운데서도 경찰서로 밤거리로 뛰어다니고 계십니다.


   마즈타니 선생님의 말씀을 한번 들어보십시오.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선생님의 말씀이 성탄을 맞이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에 깊이 새겨지면 좋겠습니다.


   “내게는 아이들의 과거 같은 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현재도 아무 상관없습니다. 시간이 걸려도 좋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빌려도 좋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뜻과 힘으로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그러려면 무조건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이 살아주기만 해도 좋습니다.”


   한 아이가 선생님께 묻습니다.


   “미즈타니 선생님, 선생님께서 우리들에게 제일 많이 하는 말씀이 뭔지 아세요?”


   “몰라, 그게 뭔데?”


   “괜찮아!”예요. 선생님의 그 ‘괜찮아’ 때문에 우리들이 지금까지 살아 있잖아요. 선생님의 ‘괜찮아!’ 때문에 저희가 구원받았어요.


   경찰에 붙잡혀있을 때 선생님께서 면회오시자마자 뭐라고 하셨는지 아세요?


   “뭐라고 했는데?”


   “괜찮다. 할 수 없지. 이미 저지른 일인데.”


   저희에겐 그 한 말씀이 정말 컸었지요.


   오늘 이 복된 밤, 미즈타니 선생님의 그 겸손, 그 사랑, 그 인내, 그 헌신이 우리의 것이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그런 사랑을 받은 아이들이 잘 성장해서 또 다른 미즈타니 선생님처럼 살아가길 기도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102번 / 어서 가 경배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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