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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축복받은 우리들" - 2008.1.1 화요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세계 평화의 날)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01 조회수548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1 화요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세계 평화의 날) 
                                                                                  
민수6,22-27 갈라4,4-7 루카2,16-21

                                                          
 
 
 
 
"축복받은 우리들"
 


어제에 이어 드물게 추운 날씨지만 마음도 정신도 맑고 깨끗해 좋습니다.

오늘은 2008년 새해 첫 날 참 좋은 날입니다.
고맙게도 우리의 구세주 예수님을 낳아주신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께서
2008년의 휘장을 활짝 열어 주셨습니다.
 
계속되는 성탄시기 축복의 나날이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땅 끝마다 우리 주의 구원을 모두가 우러러 보았도다.”
 
우리는 얼마 전에 주님의 성탄을 기뻐하며 노래했고,
지난 성가정 축일 주일에는
“주님의 집에 사는 자 얼마나 행복되리.”
노래하며 주님의 집에 사는 행복을 만끽했습니다.

오늘의 화답송 후렴 또한 얼마나 흥겨운지요.
2008년 1년 동안의 화살기도로 바쳐도 좋겠습니다.

“하느님, 우리를 어여삐 여기소서. 우리에게 복을 내리옵소서.”

왠지 모르게 2008년은 좋을 거라는 예감이 듭니다.

마침 이 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2008년을 위한 사자성어
시화연풍(時和年豊; ‘나라가 태평하고 해마다 풍년이 든다’는 의미로
조선시대의 국정의 이상을 드러내는 문구)이란 무구가 이를 반영하는 듯합니다.
 
2007년도 그의 사자성어
한천작우(旱天作雨; 어지러운 세상이 계속되고 백성이 도탄에 빠지면
하늘이 길을 열어 준다.)와 비교하면 더욱 의미심장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믿는 우리에게는
가시적 물질 축복에 앞서는 게 마음의 축복입니다.
 
산상수훈의 행복선언을 보십시오.
 
우리의 욕심에 바탕을 둔 물질적 축복에 초점을 두는 게 아니라
가난하고 깨끗한 마음에 초점을 둡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사실 물질적으로 가난해도
마음 가난하고 깨끗한 이들이 진정 부자요 축복 받은 이들입니다.
 
이런 마음 바탕이 아닌 탐욕에 바탕을 둔 모든 물질적 축복은
사상누각에 오히려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과연 누가 축복 받은 사람입니까?

바로 여러분이,
이 복된 미사에 참여하고 우리들 모두가 축복 받은 사람들입니다.
욕심만 비우면
즉시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이렇게 살아있다는 자체가
기쁨이요 행복이요 축복이요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어제 저는 수도원의 연중 일지를 정리하면서 순간 깨달았습니다.

‘아, 서로 다르다는 것이 바로 축복이구나!’  

그렇습니다.
똑같은 인생 하나도 없습니다.
자기만의 고유한 축복 받은 인생입니다.

모두가 또 하나의 축복 받은 베네딕도요 베네딕다입니다.
똑같이 작은 수도원에서 똑같이 기도하고 일하고 밥 먹으며 살지만
다 나름대로 고유하고도 독특한 삶의 역사였습니다.
 
똑같은 삶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각자 삶의 길을 하느님의 축복 속에 무사히 살아내
지금 여기 복된 미사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잘 살고 못 살고는 차후 문제고
우선 이렇게 살아있다는 자체가 구원이요 기쁨이요 행복이요 축복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여러 제약 아래 살고 있는 우리를
세례성사를 통해 속량하시어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셨고,
당신 아드님의 영을 우리 마음 안에 보내 주셨습니다.
 
아드님의 영을 지닌 하느님의 자녀들이라는 자체보다
도대체 큰 축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 영께서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 하고 부르며 기도하게 하시니
감읍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자녀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자녀라면 하느님께서 세워주신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세상의 종, 물질의 종이 되어 사는 이들 얼마나 많습니까?
 
여러분은 이런 부자 되기를 원하십니까?
그러나 우리는 세상의 종도 물질의 종도 아닌,
심지어는 하느님의 종도 아닌 하느님의 자녀 일뿐 입니다.
 
냉담하지 않고 이렇게 하느님의 자녀로서 사는 것 자체가 최고의 축복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축복 받은 삶입니까?

하느님 맛을 느끼며 사는 관상적 삶이 참 멋있는 축복 받은 삶입니다.

요셉 성인이나 목자들 물질적으로는 가난했어도 행복했습니다.
주님 맛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합니다.
 
주님을 만날 때 저절로 터져 나오는 찬미와 찬송의 관상적 삶임을 깨닫습니다.
 
누구보다 관상가의 모범은 성모 마리아 이십니다.
 
다음 성모 마리아를 묘사하는 구절이 오늘 복음의 백미입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목자들이 전한 말에 모두 놀라워 할 때
성모 마리아님 홀로 이 놀라운 사실을 렉시오 디비나 하며
마음 깊이 담아 두고 되새겼습니다.
 
위대한 영혼의 특질은
마음에 담아두고 되새기는 능력에 있다 합니다.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무한히 인내하면서
하느님의 신비를, 사건의 의미를 깊이 관상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우연은 없습니다.
 
행복의 하느님이자 불행의 하느님이요,
생명의 하느님이자 죽음의 하느님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수중에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관상적 삶에 충실할 때
비로소 내적 안정과 평화입니다.
 
하느님의 축복이 늘 그와 함께하는 축복 받은 인생입니다.


독점이 아닌 나누라 주어진 하느님의 축복입니다.

주님은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라 하셨습니다.
마음에 안 드는 이웃일수록 기도하고 축복해 주십시오.
 
악을 무력화시키는 최고의 방법이 축복의 기도입니다.
 
또 평화를 달라고 기도할 것이 아니라
내 존재 자체가 평화가 되어 달라고 기도하십시오.
 
축복을 달라고 기도할 것이 아니라
내 존재 자체가 축복이 되어 달라고 기도하십시오.

그러나 알고 보면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매일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모심으로 주님과 하나 된 우리들,
그대로 평화 덩어리요 축복 덩어리입니다.
 
이걸 알 때 비로소 관상적 행복이요 기쁨입니다.

나눌 것 없어 못 나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이런 존재 자체의 평화를, 축복을 나누는 것보다 더 좋은 선물도 없습니다.
 
이게 진정한 평화요 축복입니다.
 
저절로 퍼져 나가는 꽃향기처럼
우리를 통해 저절로 퍼져 나가는 하느님의 평화요 축복입니다.
 
그리고 사제가 아니더라도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신 대로
영적 아론이 되어 만나는 이웃들을 진심으로 강복하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식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사실 미사 때 마다 주님의 얼굴을 뵙는 우리들에게
주님은 풍성한 은혜와 평화를 베풀어 주십니다.

이 거룩한 성체성사 시간,
주님과 하나 됨으로 축복 덩어리 우리 존재임을 새롭게 깨닫는 복된 시간입니다.
 
2008년 새해에 주님의 축복 많이 받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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