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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03 조회수940 추천수13 반대(0) 신고
 
2008년 1월 3일 주님 공현 전 목요일
 
 
 
John the Baptist saw Jesus coming toward him and said,
“Behold, the Lamb of God"
Now I have seen and testified that he is the Son of God.
(Jn.1.29.34)
 
제1독서 요한 1서2,29─3,6
복음 요한 1,29-34
 
 
 
오늘의 독서와 복음 듣기

 
 
어떤 사람이 임종 직전에 이렇게 말합니다.

“여보, 죽기 직전에 말해 둘 것이 있소. 양복점 김씨는 나에게 2백만 원을 빚졌고, 푸줏간 주인 이씨는 50만 원을 빚졌고, 이웃집 박씨는 내게 3백만 원의 빚이 있소.”

그의 아내는 자식들에게 고개를 돌리고 말했습니다.

“자, 보거라. 너희 아버지가 얼마나 놀라운 양반이냐, 죽어가면서까지 누구에게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기억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형제님은 숨을 헐떡이면서도 힘주어서 또 말합니다.

“그리고 여보, 주인집 양씨에게는 내가 천만 원을 갚아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기를 바라오.”

그 말에 아내가 소리치면서 말합니다.

“오오, 얘들아. 어떻게 하니? 너희 아버지가 드디어 헛소리를 시작하시는구나.”

자기에게 유익한 말은 들으려 하고, 자기에게 손해되는 말은 듣지 않으려는 모습. 어쩌면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간직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스스로는 유익한 말만 듣기를 원하면서도, 남에게는 그런 말만 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즉, 내가 듣기 싫어하는 손해되는 말은 물론 아픔과 상처를 주는 말까지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전에 이 부분을 읽으면서 당연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지요. 예수님을 증언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하면서, 세례자 요한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떤 이견을 말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들의 일반적인 모습을 떠 올려 볼 때, 이렇게 다른 사람을 위해 긍정적으로 증언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당시에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었던 세례자 요한이었습니다. 그래서 조금만 더 인기에 신경을 쓰면 그 당시의 누구보다도 더 인기 있는 유명인이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례자 요한은 사람들의 시선에 주목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예수님을 증언하고, 예수님을 세상에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는, 그래서 스스로 2인자의 자리를 차지하십니다.

성경에 나오면 이렇게 하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욕심 앞에서 쉽게 무너지는 내 자신을 생각해볼 때 이렇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이 세상 안에서 주님을 제대로 증거하지 못하고, 오히려 나를 드러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제는 세례자 요한처럼 예수님을 세상에 드러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하느님의 뜻과 정반대로 나아갈 때, 우리들은 남들처럼 행복하지 못한 길로 걸어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세상에 드러내는데 최선을 다합시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사람(박성철, ‘행복 비타민’중에서)

옛날에 천재 음악가로 불리는 사람이 오르간을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예전 오르간은 오르간 뒤쪽의 파이프로 계속해서 바람을 주입시켜야지만 연주되는 것이었습니다.

하루는 그 천재 연주가가 연주회 중간에 좀 쉬기 위해 오르간 뒤쪽으로 갔습니다. 오르간 뒤에서 바람을 넣어 주던 노인이 밝은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선생님, 오늘 우리들의 연주회는 아주 성공적이군요.”

천재 음악가는 알 수 없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우리라니요? 오르간을 연주한 사람은 난데 어떻게 우리들의 연주회입니까?”

“선생님, 선생님이 연주하실 동안 저도 열심히 바람을 넣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음악가는 그를 비웃고는 가 버렸습니다.

잠시 후 연주회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음악가가 손을 가다듬은 뒤 오르간 건반을 눌렀으나 이상하게 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장내에 있던 관중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천재 음악가가 건반을 더 세게 눌렀으나 역시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뭔가가 잘못되고 있다고 깨달은 음악가는 오르간 뒤쪽을 쳐다보았습니다. 그곳에는 노인이 휘파람을 불며 심드렁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아차, 하고 깨달은 그 음악가는 아주 밝은 표정을 지으며 노인에게 깍듯이 인사하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잠시 착각을 했었군요. 선생님의 멋진 솜씨를 발휘할 시간이 왔군요. 자, 이제 우리들의 음악회를 멋지게 시작하자고요.”

사람들은 잘 되면 그 성공의 월계관을 자신의 머리에만 쓸 뿐 자신의 주변 사람에게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 전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만 성공의 자리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올라서면 사람들은 그 사실을 쉽게 잊고 맙니다. 단언컨대 이 세상을 나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온전히 나 혼자서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Dear friends, now we are children of God,
and what we will be has not yet been made known.
But we know that when he appears,
we shall be like him, for we shall see him as he is.
(1Jn.3.2)
 

Yuichi Watanabe - Raindro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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