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예수님 흉내내기 <9회> 부자는 하느님 나라에 못 들어간다는데 - 박용식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03 조회수536 추천수6 반대(0) 신고
 

부자는 하느님 나라에 못 들어간다는데···

      



 

    "부자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렵다"(마르 10,25)


   부자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렵다는 말에 "나는 부자가 아니니 걱정 없다", "나는 가난하니까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데 별 지장이 없다"라고 안심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안심해도 되는가? 우리는 돈도 없으면서 부자일지도 모른다. 재물이 많지도 않으면서 재물이 많은 부자처럼 천국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은 아닐까 걱정된다.


  우리가 부자인가, 아닌가? 천당에 가기 어려운 부자에 속하는가, 천당에 갈 수 있는 가난한 사람인가? 몇 가지 진단 방법이 있다.


  1) 사람을 재물의 많고 적음으로 판단하는 사람, 재물을 사람 됨됨이 보다 중요시 여기는 사람은 부자에 속한다.


  2) 재물을 많이 가진 부자를 지나치게 부러워하고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부자에 속한다.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지 않고 지금 가진 것으로는 행복할 수 없으며 더 많이 가져야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부자다. 그래서 더 좋은 집, 더 좋은 자동차, 더 좋은 옷, 더 좋은 가구, 더 좋은 물건을 가져야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여 지나치게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은 지금 좋은 것을 갖고 있지 않아도 이미 부자다.


  3) 가진 재물을 자기 자신이나 자기 가족만을 위해 쓰는 사람, 자신을 위해 쓰는 재물에 비해서 하느님이나 가난한 이웃을 위해서 쓰는 재물이 극히 적거나 아예 안 쓰는 사람은 부자다. 하느님은 구약성서에서 수입의 10분의 1은 하느님 것이라고 하셨다. 그 10분의 1은 고사하고 30분의 1도, 100분의 1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쓰지 않고 자신만을 위해 쓰는 사람은 부자와 다를 바 없다.


  4) 재물을 하느님보다, 가정보다, 사랑보다, 의리보다, 정의와 진실보다, 양심보다, 친구나 이웃보다 더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 말과 생각으로는 사랑과 정의와 진리가 재물보다 소중하다고 하면서 실제 행동으로는 재물을 더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도 부자다.


  5) 재물이나 명예를 얻기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하느님이나 이웃을 위해서는 작은 희생도 아끼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도 재물을 하느님보다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서 부자에 속한다.


  6) 재물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재물에 의존해서 사는 사람, 그래서 삶에서 항상 돈, 돈, 돈 하는 사람도 부자에 속하는 사람이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꼭 재물이 많은 사람만이 부자가 아니다. 재물이 없으면서도 그 재물에 얽매여 하느님을 소홀히 하고 의리와 사랑을 소홀히 하고 이웃 돕기를 게을리 하는 사람은 돈도 없으면서 가난한 사람에 속하지 않고 부자에 속한다. 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재물은 쥐뿔도 없으면서, 그래서 재물을 풍요롭게 써 보지도 못하면서 부자에 속해 있기 때문에 천국에 갈 수 없다면 어찌 억울하지 않을 수 있는가?


  어떤 신부님이 어느 모임에서 강의를 하던 중 질문을 던졌다."예수님께서는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낙타가 바늘귀를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낙타도 바늘 귀를 빠져나갈 방법이 있다는 말씀이 아니가요? 그렇다면 그 방법은 무엇이겠습니까?" 모두들 대답을 못하고 있는 가운데 어떤 형제가 손을 들더니 이렇게 대답을 하더란다. "신부님, 낙타를 죽여서 한 줌의 재로 만들어 그 재를 바늘귀로 통화시키면 됩니다."맞는 대답이다. 물질에 집착한 마음을 죽여서 재로 만들면 우리가 그동안 부자였어도 부자에서 벗어나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루가복음서에 나오는 '부자와 가난한 라자로'의 비유에서 부자는 살인 강도질이나 도둑질과 같은 큰 악행을 저지르지는 않았으나, 문간에 누워 병으로 괴로워하며 굶주리고 있던 라자로와 같은 사람들은 모른 체했기 때문에 사후(死後)에 그런 벌을 받아야 했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 어렵다'라는 말은 비교적 계명을 잘지킨 부자 천년에게 하신 말씀이다. 영생을 얻기 위해서는 율법에서 금하고 있는 큰 악행을 저지르지 않았다거나, 율법에서 하라고 명하는 것을 어기지 않았다는 소극적인 삶만으로는 부족하며, 가진 재물을 하느님을 위해 쓸 줄 알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재물을 나누어주는 사랑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우리는 계명을 잘 지킨 사람에 속한다. 우리는 큰 도둑질이나 살인 같은 큰 죄를 짓지 않는 사람에 속한다. 그리고 주일미사도 잘 지키고 기도도 잘한 사람에 속한다. 그러니까 천당에 갈 사람에 속하는가? 아닐지도 모른다. 라자로를 돌보지 않은 부자처럼 큰 죄는 안 지었어도, 부자 청년처럼 거의 모든 계명을 다 지켰으면서도 재물 때문에 하느님나라에 들어가기 어려운 사람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큰일이다. 빨리 재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천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마르10,25)

 

                 - 박용식 신부 수필집 / 예수님 흉내내기중에서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