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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카나의 혼인잔치와 성모님
작성자이기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06 조회수621 추천수3 반대(0) 신고

나의 이것이 묵상이라 할 수는 없고, 카나 혼인잔치를 생각해 본 정도....     
그 당시 혼인 잔치를 훌륭히 치르려면 오랜기간 준비가 필요했다 하므로, 그 잔치 준비를      
구원을 위한 오늘의 우리들 신앙생활로, 또 혼인 잔치를 세말의 심판에 비유한다면.     
준비를 소흘히 하여 잔치술을 떨어뜨린 실수, 즉 대망신을 구원의 실패로 봐도 될듯 하다.     
     
잔치집 주인은 하인들을 부리는만큼 가세가 비교적 넉넉한 편.     
손님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아 잔치술이 부족했을 것이므로, 그것은 평소 주인이 많은
사람들과 친교를 나누었음을 뜻하니, 성품이 원만했다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래서 그는, 신심 돈독한 많은 열심한 신자들에 비유가 가능하고, 또 그 신자들이 자신의
믿음과 행실에 자만하여, 태만하고 있음을 모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즉, 오늘의 많은 신자들이 술 떨어진 것도 몰랐던 잔치집 주인처럼, 준비가 충분하다 믿고
대망신을 걱정하지 않는 이들일 수 있다.

잔칫집 주인도 자신이 초대한 사람들에게 대접을 소흘히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 것이며,
훌륭히 대접하려고 했지만 태만하여 실수한 것이다.
그러니까, 당초 의도는 선한 것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결과가 안 좋았던 것 뿐이다.
그리고 그의 실수는, 우리들이 열심히 믿고 실천하고 있다고 자만하여, 꼭 해야 할 일들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소흘히 하고 있거나, 아예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 비유된다고....

하느님의 심판이, 당신께서 세우신 원칙대로 매우 엄격하시다 생각되는 것은. 
집주인의 실수를 아시고도 도우실 마음이 전혀 없으신 점이 그렇다. 그 분께서는 구원의
길을 자세히 안내만 하시면서, 그 길을 갈지 안 갈지는 우리들이 선택하라 하셨다..
성경 말씀 모두가 '무엇을 어떻게 하여라....' 이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니던가?

잔치집 주인이 하마터면 대망신(구원, 실패) 당할 뻔 했듯이, 우리들도 심판(혼인잔치)을
무사히 통과하려면 준비를 완벽하게 해야 한다고. 결코 소흘히 하거나 태만하지 말라는 
훈계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인간은 넘어질 수 밖에 없는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성모께서
주인을 도우신 것처럼, 우리들도 누군가 옆에서 살피고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믿더라도 구원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는데....

사정이 그 처럼 딱하기만 한데도, 심판자이신 주님께서는 사랑이시고 자비의 분이시면서
모든 선행과 악행을 세세히 따지시겠다고, 한가지도 빼지 않고 꼼꼼히 샘하시겠다고.
그러시면서 회개하여 모든 죄에서 떠나라 하시지 않았는가....
이는 당신의 말씀과 가르침에 온전히 순종하여, 한가지라도 어기지 말라는 말씀이다. 

주인도 잔치술을 아껴서가 아니라 태만에 따른 실수였지만, 다행스럽게도 평소 성모님과
두터운 친교 덕분에, 대망신을 면하고 잔치를 무사히 치렀다. 그래서 교회는 각자 개인의
자력만으론 구원이 불가능하다 판단하여, 성모님의 전구를, 즉 성모신심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것이라 이해된다.

그 때 잔칫집에는 예수님과 성모님 외에 제자들도 함께 초대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모두들은 술이 떨어진 것을 몰랐거나, 알았어도 아무도 관심두지 않았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먹고 마시다가 음식이 떨어지면 돌아가면 그만이기 때문이었다.
다른 손님처럼 주인을 흉볼 일도 없고, 애써 주인을 두둔하며 변명해 줄 필요도 없었다.
그래서 성모님 말씀이 없으셨으면, 예수께선 그만 일어나 가셨을지 모른다.

그런데 성모님께서 특유의 자상하심으로, 그 사정을 아시고 안타까워 하셨다. 일각에선
잔치집 주인과 가까운 친척이라 그리 하셨다 주장하던데, 그럼 아드님이신 예수께선 그가
남이라서 모른체 하셨다 그것인가? 난 그리 생각하지 않으며 동의하기 어렵다.
친척이란 근거도 의문인데다, 그 아니라도 성모님의 신중하시고도 사려 깊으신 말씀에서,
이웃의 불행을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 하시는 마음과, 아드님에 대한 확고하신 믿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 하였다.
예수님께서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 분의 어머니는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대로 하여라" 하고 말하였다. (요2:3~4)

이 말씀에 담긴 뜻은 실로 여러가지라 생각되는데. 우선 아드님께서 기적 능력이 있으심을
벌써부터 알고 계셨다 판단되고, 또 한번도 기적을 행하지 않으셨음을 고려하신 말씀이라   
생각되며. 그리고, 혹시라도 기적을 거부하실지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하지만 결국 들어
주실 것이란 확신도 느껴진다. 그럼 무엇 때문에 수수께끼처럼 말씀을 하셨는가?

그리고 두분의 대화 내용이, 성모께서 포도주가 없다 말씀하셨는데도, 예수께서는 기적을 
베풀라 하신 것으로 들으시고 아직 때가 아니라고 답하셨는데. 
대화의 연결이 얼핏 이해하기 어려워, 난 이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여하튼, 성모님 말씀에 예수께서 그 처럼 답하셨으므로, 아드님께 기적을 베풀라고 하신
것으로 보는 것이 옳고 타당하다고.

아드님이 기적을 행하실 능력이 있으심을 성모께서 이미 알고 계셨다면, 두분께서 나누신
대화가 이해되고 자연스러워 진다. 잔치집 주인을 위해 기적을 바라지만 선택은 아드님이 
하시라고, 그러나 주인의 낭패와 대망신을 모른체 할 수 있느냐고, 또한 기적을 행하지
않아도 제자들은 무슨 말인지 모른다. 하지만 기적을 행하실 것이라고 굳게 믿으셨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대로 하여라" 

이 말씀이 믿으셨다는 근거이며. 결국 성모님 덕분에 집주인은 대망신을 면했다. 예수께서
처음엔 마음에 두지 않으셨다가, 성모님의 선하신 권유에 응하신 것이다.
짧은 그 한 마디에, 이 처럼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 때가 오지 않았다 하신 것은,
아직 기적 능력이 없으시다는 뜻이 아니며, 당신께서 생각하신 때(기적 행하실 일 또는
상황)가 아니다 란 뜻이라 생각된다.   
   
즉, 공의로운 일에 기적을 행하시고자 하셨으며, 잔치 중에 먹다 떨어진 포도주 따위의    
사사로운 일에 행하고 싶지 않으셨다는.....   
만일 이러한 견해가 틀리지 않다면, 성모님께 청하는 전구가 이해됨과 동시, 그 필요성    
또한 분명해 진다. 그 경우 성모님은 예수께서 결정해 두신 당초 생각과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분이 되시며, 미약한 우리들의 구원을 위하여   
   
"(아들아) 난 이 사람이 딱하고 불쌍하구나."   
또는 "그 사람 본래 마음은 착한데 실수한 것 같구나"   
   
이 처럼 우리의 허물을 감싸시며, 불쌍히 여기시고 안타까워 하실 것이 틀림없다. 그럼     
당신 마음에 드시지 않고 자격 미달이라 해도 받아 주실 것이라고, 성모께 드리는 전구가    
원래 그런 뜻 아닌가? 인간은 죄의 유혹에 약하여 계속 넘어지게 마련이고, 잔치 주인도     
인간이라 태만히 하다가 실수를 했던 것이다.   
   
당초에 그는 일주일의 잔치 기간에 맞추어 준비를 충분히 했어야 옳았다. 그리고 손님들이
예상 보다 많았다면, 꼼꼼히 음식 점검을 했어야 마땅했다. 따라서 구원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인만큼, 주인이 실수한 것처럼 우리도 자만하여 태만하거나 소흘히 하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반성하는 자세로 항상 자신을 살피면서, 성모님께 열심히 전구를 청드려야 할듯 하다.


결론적으로, 우리들의 약한 믿음과 부실한 행실들이 잔칫집 주인과 너무도 흡사하다.
따라서, 우리들이 당신의 심판에 아무리 열심히 대비한다 하더라도, 원래부터 미약하고
어리석은 인간이라 태만을 피할 수 없으며, 틀림없이 그 주인처럼 술 떨어진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그래서 성모님께 의지해야 하는 이유와 필요성의 근거가 바로 그에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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