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큰 승리 그리고 엉뚱한 서원으로 인해 초래된 비극-판관기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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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광호 | 작성일2008-01-08 | 조회수380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큰 승리 그리고 엉뚱한 서원으로 인해 초래된 비극-판관기54 <생명의 말씀> <말씀의 길잡이와 실천> 입다에게 하느님의 영이 내렸고 입다는 전쟁터의 상황을 최종 점검하기 위한 일주를 하고는 좀 이상한 서약을 합니다. '이 전쟁에서 암몬군을 무찌를 수 있게 해 주신다면 저의 승전보를 듣고 집에서 나오는 첫 사람을 하느님께 번제물로 바쳐 올리겠습니다.'라는 서원이 그것이었습니다. 하느님과 이스라엘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암몬 왕을 꼼짝 못하게 기를 꺾어 버린 사람이 입다인데 오늘의 말씀에서 보는 입다에게서는 그런 올곧음이 잠시 어디로 간 듯합니다. 하느님께서 결코 기쁘게 받으실 리가 없는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제사를 올리겠다고 한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이 자신에게 내렸고 그래서 입다는 승리를 확신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나온 평생동안 창녀의 자식이라고 천대받고 멸시받았던 자기 삶이 역전될 수 있게 해 주신 하느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이 생겼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뭔가 큰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 마음이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제사를 올리겠다는 서약으로 이어졌습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아주 황당한 제사 방식으로만 보이지만 당시 고대 근동 지역의 우상을 숭배하는 다른 종교 공동체에서는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제사가 흔했을 것이고, 이 제사 방식이 입다의 생각에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와서 서원에 이르게 된 것 같습니다. 하느님을 섬기는 삶을 산다고 노력하지만 하느님께서 결코 원하시지 않는 세상의 가치관이 얼마든지 우리의 생각과 영혼 깊숙이 들어 올 수 있습니다. 입다의 경우처럼 말입니다. 내가 실제로 사는 세상이 나 중심, 내 욕망 중심의 체제를 강화하고 그것을 찬미하는 곳일수록, 내가 하느님을 따라 살려 노력하더라도 내 안에 하느님이 결코 원하시지 않는 죄와 욕망들이 들어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그리고 입다처럼 주님께서 내게 뭘 해 주시면 내가 뭘 하겠다고 서원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입다가 암몬군을 처부술 수 있었던 것은 입다가 사람을 제물로 바치겠다는 서원을 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그러했기 때문입니다. 순전한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과정에서도 입다는 엉뚱한 서원을 하는데 우리가 우리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하느님께 청하면서는 더 엉뚱한 서원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신 큰 승리 후에 엉뚱한 비극의 이야기를 접해야 하니까 성경을 읽으면서도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그러나 하느님과 약속한 것은 어떤 것이든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태도 하나는 입다에게서 꼭 배워야 할 점으로 생각됩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큰 승리 그리고 엉뚱한 서원으로 인해 초래된 비극'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평생을 천대 받고 멸시 받았던 입다의 인생에 밝은 빛이 들어오는 듯 했는데 경솔한 서원으로 딸을 잃고 입다의 마음은 더욱더 분노와 어둠으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다음 이야기를 살펴보면 지도자의 이 마음에 또 하나의 비극이 잉태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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