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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11일 야곱의 우물- 루카 5, 12-16 묵상/ 소문을 내세요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11 조회수558 추천수3 반대(0) 신고

소문을 내세요

예수님께서 어느 한 고을에 계실 때, 온몸에 나병이 걸린 사람이 다가왔다. 그는 예수님을 보자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이렇게 청하였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그러자 곧 나병이 가셨다.
 
예수님께서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그에게 분부하시고,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령한 대로 네가 깨끗해진 것에 대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하셨다. 그래도 예수님의 소문은 점점 더 퍼져, 많은 군중이 말씀도 듣고 병도 고치려고 모여 왔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외딴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셨다.
(루카 5,12-­16)
 
박영대(우리신학연구소)
◆인천 화수동에는 허름하고 좁은 ‘민들레 국숫집’이 있다. 서영남 형님이 주인장이고 손님은 주로 노숙자들이다. 국숫집이지만 국수가 아니라 밥을 공짜로 나누는 식당이다. 지금은 꽤 소문이 나서 멀리 서울에서도 손님이 찾아온다. 이미 여러 차례 소개된 적이 있지만 아직도 각종 언론에서 민들레 국숫집을 소개하고 있다.
 
막 언론에 소개되기 시작할 무렵 서영남 형님이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언론 취재를 허락하는 게 잘하는 일인지 모르겠다고. 착한 일을 할 때 쥐도 새도 모르게 하라는 스승 예수의 가르침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난 주제넘게 이렇게 말했던 걸로 기억한다. “아직도 거의 모든 무료 식당에서 사람들을 줄 세워 밥을 주잖아요. 손님이 아니라 봉사하는 자기들 편하자고요. 그러니 다른 곳도 민들레 국숫집처럼 손님을 VIP로 환대하기 전까지 소문을 내세요. 민들레 국숫집 같은 집이 전국 곳곳에 생겨날 수 있도록 소문을 내세요.”
 
밥을 주는 건 민들레 국숫집이 하는 일의 시작일 뿐이다. 민들레 국숫집은 노숙자가 그 절망의 나락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비상구다. 모든 문을 꽁꽁 걸어 잠근 이 세상에서 노숙자에게 열린 하나뿐인 비상구다. 굶주려 몸도 마음도 무너졌던 사람들이 국숫집을 통해 다시 일어나 ‘평범한 삶’으로 되돌아가는 기적을 나는 여러 차례 지켜보았다. 이 기적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술에 절고 고약한 냄새가 나서 우리가 기겁하고 달아나는 노숙자를 하느님께서 보내신 손님으로 환대하는 서영남 형님의 소박한 마음이 만들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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