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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관계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13 조회수552 추천수4 반대(0) 신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관계> ... 윤경재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려고 갈릴래아에서 요르단으로 그를 찾아가셨다.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선생님께서 저에게 오시다니요?”

“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셨다. 그때 그분께 하늘이 열렸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처럼 당신 위로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하늘에서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마태 3,13-17)



19세기 이후 실존철학이 주류를 이루면서 현대인들 생각은 인간의 정체성, 아이덴티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인간이 무엇이며 누구인가를 따지는데 주된 관심이 하느님과 자연과의 관계 설정에서 독립하고자 하는 의식이 강해졌습니다. 특히 서구 사상의 흐름은 인간의 가치와 주체성 확립에 기울어져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 자연과 사람 사이 관계를 추구하던 동양의 사고방식도 희석되었습니다. 요즘 주된 화두는 인간이 무엇인지 따지는 데서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쾌적하게 사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개인의 행복과 만족이 모든 관심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종교도 개인의 행복을 위한 수단이 되어 버렸습니다. 얼마 전에 신앙생활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개인의 영적인 만족을 추구하기 위해서 교회에 다닌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천주교에 입교하는 편이 왠지 편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라는 결과 분석도 있었습니다.


근년에 천주교에 입교하는 숫자가 꾸준히 증가하지만 냉담 교우수도 증가하는 두 가지 사실을 놓고 볼 때 이러한 의식구조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다름 아니라 누군가와 관계 속에서 자신의 자유가 제약 받는 것이 부담되고 싫다는 것입니다. 신앙에서도 관계 속에 얽히고설키는 게 싫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께서는 인간에게 세례를 받으십니다. 하느님이시지만 인간이 되셨고 또 다시 인간에게 세례를 받음으로써 하느님 아버지와 인간, 양편 모두와 관계를 맺으시는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단순히 세례를 베푸는 자격 문제만을 거론하여 말합니다. 자신이 오히려 세례를 받아야 마땅한데 자기에게 세례 받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말입니다. 이에 예수님의 대답은 새로운 차원의 말씀입니다.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 의로움이란 우리가 생각하듯 옳고 선한 일을 수행하는 차원이 아니라 관계를 올바르게 설정하는 일이라는 말씀입니다.


이 세례를 통해서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께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이라는 대답을 듣게 됩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으셨다는 점입니다.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일을 하여 마음에 든 것입니다.


또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사랑받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당신과 모든 사람들 앞에서 선포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인간과 관계를 맺는 일입니다.


복음서 저자들은 이 세례를 통하여 예수님의 공생활이 시작 되었다고 말합니다. 세례는 공적 생활, 즉 관계의 시작입니다. 그것도 의로운 관계의 시작입니다.


人間이라는 말은 한자로 ‘사람들 사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신앙인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하여야 합니다. 바로 하느님과의 관계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것처럼 우리도 아버지와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사람을 통해서 맺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의로움을 이루는 길입니다.


세례는 새로 태어나는 성사입니다. 우리는 한 번 세례를 받으면서 하느님의 사랑받는 양 아들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에 맞갖은 행동을 하는 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세례의 효과는 지속 되겠지만, 매일 우리가 먹고 마시고 씻고 하는 일을 하루도 거를 수 없듯 신앙의 길은 하루도 거를 수 없A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매일 이른 새벽에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를 통해 만남을 갖으셨습니다. 그 기도를 통해 힘을 얻으셨습니다. 그 만남을 통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당신의 사명을 수행한 것입니다.


우리도 언제나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지속하는 일을 통해서 신앙생활을 유지해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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