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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심지가 굳은 그 사람의 굳은 심지를 꺽지 말라" / 이인주 신부님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20 조회수759 추천수14 반대(0) 신고
 
 
“심지가 굳은 그 사람의 굳은 심지를 꺾지 말라”
  
‘아빠! 우리 성당에 갑시다. 아! 당신이나 다니시라 아니 말했던가요? 난 당신이 아시다시피 일이 바쁘고, 그러니 당연히 피곤하고, 오후엔 골프 약속까지 있는 것을 알고 있잖아요.’
 
어깨가 좀 쳐지면서 이렇게 대답하는 마리아씨, ‘예, 그러면 애들과 저만 다녀오겠습니다.’ 그래서 마리아씨의 마음은 오늘도 좀 그늘입니다. 언제 우리 당신께서 시원스럽게 좋은 자가용으로 우리 가족을 다 태우고 성당 문 앞에 당당히 설까?
 
그러나 마리아씨는 서운하기는 해도 원망은 안 한다. 그저 당신이 건강하시면 언젠가는 주님께서 당신을 꽉 사로잡을 날이 올 거야. 난 그때까지 당신을 꼭 기다릴 거야. 그것도 그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 열심히 기도하면서.......

이렇게 기도하는 마리아씨의 마음은 참으로 아름답다. 아직 때가 아니어서 성당에 못 가겠다는 남편을 억지로 잡아끌어 좋을 것은 없을 것이다.
 
잡아끄는 대신, 성당에서 있었던 좋은 일, 모범 된 삶, 그리고 은연중에 들려주는 성서 속의 참된 모습과 사랑과 진리 등이 남편의 마음을 몇 백 배 움직이게 할 것이다.
  

마리아씨는 복음 말씀을 늘 들어온 것이지만, 그렇지만 뭔가 더 깊게 느껴지는 것이 있어, 찡하는 마음과 함께, 아 이것이 믿음이 커 가는 것인가 하고 어떤 야릇한 마음의 울림이 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아직 성당에 나가지 않는 남편이 조금 서운하기는 해도, 마누라 등살이 귀찮아 따라나서는 기죽은 그런 남편이 아님을 한편으론 다행이라 생각하며 자조하는 가운데서도, 주님! 그래도 우리 남편이 성당에 같이 올 수만 있다면 하고 주님께 하소연하며 귀 기울인다.
 

다는 몰라도 남자라는 속성이 지니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나쁘게 표현하면 똥고집이요, 좋게 표현한다면 심지가 굳은 것이다. 오늘 날 대부분의 외짝교우 남편들의 모습은 오늘 복음의 첫째 아들과 유사하다.
 
쉽게 Yes라고 대답하지 않는 차원에서 말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외짝교우인 신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실제 성당을 못 가겠다고 하는 쪽의 마음이 더 무겁고, 실제는 성당 문 앞에 와 있음을 알자.
 
가톨릭교회에 대한 상식이 풍부하고(아이들과 부인에게 얻어들은 상식 등등), 저녁 늦은 한잔 걸친 퇴근길에, ‘여보 나 왔어’ 하다 말을 멈추는 남편의 모습, 아! 내 아내가 저렇게 믿음이 좋구나, 그래서 그렇게 착해 보였고, 실제로 착하게 사는구나. 아마 우리 집은 미우니 고우니 해도 하느님 앞에 촛불 켜는 저이가 없다면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 마음속 어디엔 가에서는 하느님께 자신은 없지만 은은하게 속삭여 봅니다. ‘아 그래 나도 언젠가는 내 아내 마리아처럼 그 분께 귀의할 거야.’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남편임을 잊지 말자.  

한 마디를 더 가미한다면, ‘심지가 굳은 그 사람의 심지를 꺾지 말라!’ 그 심지가 더 굳세어 성당에 나오는 날 누구보다도 훌륭한 믿음을 갖는 그런 사람이 되게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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