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작성자유경애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20 조회수685 추천수2 반대(0) 신고
 
 
 
 

과실주를 담았다며 가져 왔습니다. 

묵혀야 제 맛이라며 1년을 잘 곰삭였습니다.

 

첫 잔을 뜨는 날,

기대와 설렘 속에 밀봉한 단지를 꺼내 놓았습니다.

뚜껑을 여니 독주에 절여진 과일 향이 물씬 배어 있었습니다. 

 

첫 잔의 향과 맛을 음미했습니다.

그런데 맛이 영 시원찮았습니다.

매실로 만든 과실주라는데 뒷맛이 이상했습니다. 

 

확인을 해보니,  

그 작년에 담군 포도주 통을 제대로 헹궈내지 않고 담아서 그렇답니다.

버리기 아까워서 헌 통에 담았더니 냄새가 배여서 그렇다고 

먹어도 괜찮다며 안심을 시켜줬습니다.

신부한테 못 먹을 음식이야 가져 왔겠느냐 만은

통 하나를 아끼려다 햇 과실주를 죄다 버려 놓았습니다.

아무도 입을 대지 않아 결국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술독이 좋아야 술맛이 좋다는 속언은 거짓이 아니었습니다.

물건은 담아야 할 제 그릇이 있습니다.

제 그릇에 담아야 제 맛도 납니다.

청국장은 뚝배기에 담아야 하고,  우동은 냄비에 끓여야 제 맛입니다.

묵힌 술은 낡은 단지에 보관해야 하고, 햇 술은 새 단지에 채워 놓습니다.

 

그릇을 잘 골라야 합니다.

그릇을 제대로 고르면 음식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그릇을 무시하면 같은 음식도 제 맛을 잃습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그릇 하나가 맛을 죽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그릇들입니다.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담아야 할 하느님의 그릇들입니다.

"내 마음은 주님이 지어내신 작은 그릇"  이라는 성가 대목이

어쩌면 그리도 우리에게 잘 어울리는 말씀인지.

나의 삶이 하느님의 맛과 향을 드러낼 그릇입니다.

내가 하느님하고 꼭 어울리는 그릇이라면 

가장 아름다운 하느님의 향기를 세상에 담아서 보여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가장 우아하고 품위있는 그릇에 하느님을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세상 앞에 가장 맛있는 그릇에 담긴 하느님을 선 뵈어야 합니다.

  

저는 믿습니다.

내 삶이 하느님을 담기에 가장 좋은 그릇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하느님은 늘 내 그릇 속으로 들어오기를 원하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내 그릇이 작다고,

내 그릇이 볼품없다고, 

내 그릇이  낡았다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내 그릇은 하느님을 담기에 알맞는 크기이고,

가장 최근에 빚어 놓은 하느님의 최신 작품이며 

보시니 좋더라는 품평을 받은 최고의 작품입니다.

따라서 내 삶만큼 좋은 그릇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내가 가진 것 모두가 주님을 담기에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그릇인 것입니다.

내가 믿는 신앙은 은총이며 나의 삶은 축복입니다.

세상에서 나보다 넉넉한 그릇도 없습니다. 

하느님을 소유하고 있고, 

천국을 차지하고 있으며, 

영생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 그릇 속에 열심히 하느님을 담으며 살면 됩니다.

보다 품위로운 그릇이 되어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담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내가 하느님의 그릇이라는 사실만 잊지 않는다면

나의 그릇은 오늘보다 더 많은 내일의 하느님을 담을 수 있을 것입니다.

           퍼온 곳 :  김강정 신부님의 블로그  평일강론에서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