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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21일 야곱의 우물- 마르 2, 18-22 묵상/ 친절하신 예수님의 대화법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21 조회수470 추천수4 반대(0) 신고

친절하신 예수님의 대화법

그때에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단식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와서,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의 제자들은 단식하는데, 선생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할 수야 없지 않으냐?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에는 단식할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때에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아무도 새 천 조각을 헌 옷에 대고 깁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헌 옷에 기워 댄 새 헝겊에 그 옷이 땅겨 더 심하게 찢어진다. 또한 아무도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도 부대도 버리게 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마르 2,18-­22)
 
김현숙 수녀(노틀담수녀회)
◆살다 보면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깐죽거리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짐짓 저 잘났다는 것을 드러내려고 시비를 걸어온다. “…`하는데, 왜 …`하지 않아요?” 그럴 때 “너나 잘하세요.” 하며 상대방에게 무안을 주고 싶어진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러한 시비조의 논쟁이나 대답조차 하기 싫은 상황에 휘둘리지 않으신다. 온유하신 그분은 상대방을 부끄럽게 하지 않으시고 자분자분 설명해 주신다. 버럭 언성을 높이는 일 없이 상대를 제압하는 그분의 친절한 태도는 한 수 배우고 싶은 그분만의 매력이다. 예수님은 심술 사나운 말이나 행동을 대면하시더라도 결코 그의 어리석음을 드러내려 하지 않으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과시하지도 않으신다. 다만 차분히 그가 가야 할 방향으로 이끌어 주신다.
 
나는 얼마나 많은 순간 상대를 무시하고 귀찮아 하며 대꾸조차 하지 않고 모욕과 멸시와 냉소로 응답해 왔는가? 차분하게 설명하는 것이 성질 급한 나에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돌아보면 지나온 시간이 부끄럽다.
고등학교에서 여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마음과 달리 얄미운 행동을 하는 그들을 대면하게 될 때가 있다. 그와 같은 순간에 어린 백성을 불쌍히 여기듯 새로운 전환, 복음적 발상으로 지평을 열어주시던 예수님의 지혜를 청하고 싶다.
 
사고뭉치 얼렁뚱땅, 깐죽거리며 시비를 걸고 까탈을 부리는 여고생들을 넉넉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본다.
그리고 그들의 시비를 들어보자. 친절하신 예수님처럼 신선하고 발칙한 그들의 시비가 나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길 희망한다. 나의 구닥다리 이지(理智)와 그들의 빛나는 까칠함으로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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