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24 조회수831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08년 1월 24일 성 프란치스코 드 살 주교 학자 기념일
 

 

A great number of people also came
from Judea, Jerusalem, Idumea,
Transjordan and from the region of Tyre and Sidon,
for they had heard of all that he was doing.

         Even the people who had evil spirits,
whenever they saw him, would fall down
before him and cry out,
"You are the Son of God."
(Mk.3.8.11)

 

 

제1독서 사무엘 상권 18,6-9; 19,1-7
복음 마르코 3,7-12
 
 
공정한 판결을 내리려고 최선을 다하는 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공정한 판결을 내리기란 쉽지가 않은 것입니다. 왕은 못된 불한당을 석방해버리면 어쩌나, 무고한 사람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면 또 어쩌나 싶어 밤낮으로 걱정했습니다.

어느 날 왕이 집무를 마치고 침실로 돌아와 한탄했지요.

“아,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을 알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바로 그 순간 악마가 나타나서 이러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나로 말씀드리자면 당신한테 그런 특권을 주기는 식은 죽 먹기지.”

“딴 데 가서 알아보시구려. 악마의 속셈이라면 나도 잘 알아요. 악마는 교환 조건 없이는 아무것도 거저 내주지 않는 법이죠.”

“그건 맞는 말이야. 하지만 댁한테는 정말로 특별히 예외로 해줄게.”

“왜 나한테 그런 선심을 쓴단 말이오?”

“그냥 재미삼아서.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난 어디까지나 악마인 만큼 순전히 심술이라고나 할 까? 그렇지만 안심하라고. 교환 조건으로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을 테니. 원한다면 서약서를 써줄 수도 있어.”

왕은 이튿날 나랏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신하의 재판을 앞두고 있었지요. 유죄인지 무죄인지, 그 신하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만 있다면 올바른 판결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악마에게 서약서를 받고는 사람들의 마음속을 알 수 있는 특권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문제의 그 신하가 유죄인 것은 물론이고 들키지는 않았다뿐이지 죄 지은 신하들이 수두룩했으며, 자기가 아끼고 믿었던 측근들조차 질투와 증오와 원한이 가득한 것입니다.

사람들의 속마음을 알면 올바른 판결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았던 왕이었지요. 하지만 그런 능력이 과연 왕을 행복하게 해주었을까요?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에게 그러한 능력을 주시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바로 우리들의 행복을 위해서 말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더러운 영들이 예수님 앞에 엎드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라고 소리 지릅니다. 이 말이 틀린 말일까요? 아닙니다. 베드로 사도는 ‘내가 누구냐?’는 예수님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하여 예수님으로부터 칭찬받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왜 누구에게는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시고, 베드로에게는 칭찬의 말을 하실까요?

아직 사람들이 예수님에 대한 참 믿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아직은 예수님께 대한 믿음보다는 예수님께서 행하는 놀라운 능력만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상태에서 예수님의 신원에 대한 말들은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 각자가 행복의 길로 가길 원하십니다. 그래서 때로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숨기기도 하시고, 우리가 원하는 능력을 주시지 않기도 합니다. 따라서 우리들의 몫은 주님께서 행하시는 방법이 최선이며 바로 나를 위한 길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이러한 깨달음 뒤에 우리 역시 베드로처럼 진정한 마음으로 고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남의 능력을 부러워하지 맙시다. 내 능력만으로도 행복하기에 충분합니다.




아내가 집을 비운 5일(임소천, ‘좋은생각’ 중에서)
 

지난 7월에 자식들이 회갑 기념으로 제주도에 다녀오라며 여행비를 봉투에 넣어 주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었다. 하지만 딸이 시집가고 나면 모녀가 오붓하게 여행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아내와 딸을 여행 보내기로 했다. 나는 5일 동안 아내의 잔소리로부터 해방된다며 “자유다!”하고 외쳤다.

그런데 아내가 떠난 날 밤, 골목에 들어서 우리 집을 보니 주변이 깜깜했다. 평상시 같으면 아내가 퇴근하는 나를 기다리며 마당에 불을 밝혀 놨을 텐데……. 부엌에 들어가 아내가 만들어 놓고 간 삼계탕을 먹으려니 제 맛이 안 났다. 아마도 이것 먹어라, 저것 먹어라 하는 아내의 잔소리가 빠져서 그런 듯했다. 잠자리에 들려고 안방에 들어서니 방이 텅 빈 듯 했다. 아내가 집에 있다면 잠자리를 보아 놓고 자리끼까지 떠다 놓았을 텐데…….

4일 뒤 날마다 벗어 놓은 옷들이 방구석에 수북이 쌓여 있어 그 많은 빨래를 다 하고 나니 새벽 한 시가 훌쩍 넘었다. 그날 잠자리에 누워 깨달았다. 그간 내가 집에서 해 온 일라고는 먹고 자는 일밖에 없었다. 내가 편하게 일에만 몰두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아내의 손길이 집안 구석구석은 물론 내 온몸을 다독거렸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런데도 밖에 나가 돈 벌어 온다고 목에 힘주고 큰소리만 쳤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아내를 안 본 지 며칠 안 됐는데, 긴 세월이 지난 것 같다. 아내가 돌아오는 날 저녁, 전철에서 내려 집을 향해 뛰다시피 걸었다. 참으로 아내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거듭 드는 5일이었다.
 
 
 
Simon Peter answered,
"You are the Christ, the Son of the living God."
(Mt.16.16)
 
 
Until The Last Moment - Yanni
 I believe in you and me - Whitney Houston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