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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진묵상 - 쌍절곤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25 조회수428 추천수4 반대(0) 신고
 
 사진묵상 - 쌍절곤
                      이순의
 
 

 
 
 

아들녀석이 사춘기가 시작될무렵

그러니까 막 중딩이 되었을 즈음에

사내티를 내느라고 쌍절곤을 갖고 싶다고 했다.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쇠방망이를 갖고 싶다는 아들에게

갖지 말라고 한들 먹혀들 기미는 없고

밤새 연구하여서 학교에 보냈다.

<오늘 엄마가 어떻게든지 쌍절곤을 마련해 볼께>

그리고 신문지를 말아서

양쪽에 병뚜껑까지 끼워서 구멍을 뚫고

끈으로 가운데를 연결하고

검정 테이프까지 붙여서

범 생명적이고

친 환경적이며

알뜰하기 까지 한

쌍절곤을 마련해 두었다.

 

학교에서 돌아 온 아들 녀석은

그 기발한 아이디어에 탄복하며

줄이 너무 짧다고 하면서도 잘 가지고 놀았다.

 
 
 

 
 
 
그런데 이사 짐을 챙기다 보니

엄마가 마련해 준적도 없는 쌍절곤이 여러 개다.

제 용돈 생기면 하나씩 마련했을 것이다.

저 쌍절곤들을 보면서

내 자식이지만

참 무던하게 어미를 이해해 준

고마움이 사무쳐 온다.

 

<아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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