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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25일 야곱의 우물- 마르 16, 15-18 묵상/ 새롭게 변화되게 하소서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25 조회수510 추천수5 반대(0) 신고

새롭게 변화되게 하소서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열한 제자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마르 16,15-­18)
 
김현숙 수녀(노틀담수녀회)
◆오늘도 나는 새롭게 변화하고 싶다. 바오로 사도처럼! 유교 집안에서 태어난 나는, 아픈 자식을 위해 무속에 의지하며 아침마다 치성을 드리는 어머니를 통해 신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최초의 스승인 예배당 선생님들을 통해 개신교 신자가 되었다. 새벽 예배에 나온 꼬마들과 함께 놀아주시던 선생님들. 그중에 김경숙 선생님은 결혼식 당일에도 우리와 함께 놀아주셨다. 아마도 나의 신앙은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절에 사는 짝을 따라 수락산 자락에 있는 절에 갔다. 스님한테 불경과 불상을 받고 열심히 경문을 외우며 불교를 배웠다. 중학교에 다닐 때는 군종목사였던 이모부가 최전방 사병들을 찾아다니며 기도와 찬송으로 목회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삶을 동경하기도 했다. 그 후 나는 여러 교회를 섭렵하며 신앙심을 키워갔다.
 
「불타는 세계」·「인류의 종말」과 같은 이상한 책까지 읽다가 교무실에 불려가 국어선생님께 야단 맞은 기억도 생생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성당에 다니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나를 성당으로 이끌지 않고 천도교에 다니자고 해 같이 다녔다. 어느 날 이 사실을 안 친구 어머니가 천도교에 와서 친구를 데려가는 바람에 그것도 끝이 났다.
 
그 후 나는 다른 친구와 함께 성당에 찾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약속 시간이 다 되어도 친구가 오지 않아 혼자 용기를 내어 성당에 들어갔다. 아무도 손을 내밀어 주지 않는 냉정한 성당에 매력을 느꼈다. 부모님이 신자가 아니고, 또 미혼 여성들에게 세례 주기를 꺼리던 시대여서 3년 동안 교리반에 다녔다. 마침내 교리반 수녀님이 가정방문을 오셨고 아버지 몰래 어머니의 허락을 받고 난 후에 나는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
 
이미 오랜 시간 개신교 문화에 길들여진 터라 주일이면 역전에서 노래와 율동으로 찬양을 하고, 하루 종일 기차를 오르내리며 전단지를 뿌리고, 추운 겨울에도 사병들을 찾아다니는 이모부처럼 열정적으로 살고 싶었다.
 
결국 나는 수녀원에 입회했다. 내 열정이 넘치긴 했지만 모태신앙을 가진 자매들이나 레지오 마리애 단장 출신인 자매들과는 다른 면이 있었다. 훗날 동기 수녀님이 나에게 해준 이야기가 있다. 그 시절 성모님에 대해 너무 아는 것이 없는 나를 보면서 분심이 많았다고 했다. 아무튼 나는 노틀담(Notre Dame) 수녀원에서 성모 마리아의 신심을 새롭게 받아들였고, 입회 전 내가 즐겨 바치던 ‘이름 없는 순례자의 기도’보다 묵주기도를 더 바치게 되었다.
 
밤이면 수호천사에게 못다 한 묵주기도를 대신해 주기를 청하며 잠이 드는 것에 익숙해져 갔다. 그리고 이냐시오식 관상기도를 배웠고 나중에 내 성향에 맞는 향심기도를 받아들였다. 사도직에서 영적인 목마름을 느꼈을 때 하느님은 나를 ‘십자가의 버림받은 예수님을 사랑하며 외로우신 마리아를 살자.’는 포콜라레의 이상으로 이끌어 주셨다. 이제 또 주님께서 예비하신 새로운 길을 두려움 없이 따라가며 그분을 더 깊이 사랑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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