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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26일 야곱의 우물- 루카 10, 1-9 묵상/ 세상을 살아가는 법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26 조회수419 추천수4 반대(0) 신고

세상을 살아가는 법

그때에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주십사고 청하여라.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마라.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주는 음식을 먹어라. 그곳 병자들을 고쳐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
(루카 10,1-­9)
 
김현숙 수녀(노틀담수녀회)
◆길을 나선다는 것은 분명 가슴 설레는 일이다. 그러나 돈 없이 집 밖을 나갈 용기가 있는가? 복장이나 신발, 가방 어느 한 가지만 부족해도 자신이 없고 집에 돌아올 때까지 불안하다. 또 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혼자 훌쩍 떠나는 것보다 누군가 옆에 있으면 더 좋은 여행이 될 것 같지만 실제로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도 경험했을 것이다. 그것은 서로를 위한 수행의 길이 되기 때문이다. 또 상황에 따라 일정을 변경해야 하는 경우가 생겨 원래 계획대로 움직이는 것이 어렵다는 것도 알 것이다. 특히 동행하는 사람과 생각이 다를 때는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만약 여행이 주는 은근한 이변을 기대하거나 갖가지 이유로 일탈을 꿈꾸거나 유혹의 손길을 기다리는 비행심리가 내 안에 꿈틀거리면 여지없이 한바탕 내면의 전쟁을 치르게 된다. 그리고 여기까지 왔는데 언제 또 기회가 오겠나, 동행자도 원하니까 등의 구실을 끌어다 대려는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자칫 왜 길을 나섰는지조차 잊어버리고 다른 유혹에 빠져 정신을 놓게 되면 여행을 마칠 때는 낯선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 길을 나서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만나야 한다. 나는 누구이며 왜 길을 나서는지, 무엇을 기대하는지가 분명해야 한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낸다고 하시는데, 나는 또 어떤 환상을 기대하는 것이 아닐까? 가난한 탁발을 명하시는데, 예상되는 어려움을 염려하여 도움이 될 만한 지인을 찾아 기댈 심산이거나 또 다른 인연을 만들려는 속셈은 없는지. 자신의 공을 찾지 않으며 다만 그들을 위한 평화만을 빌어줄 것인가? 주어진 환경에 마음을 두지 않고 병자를 고쳐주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할 것인가?
 
예수님이 파견하시는 선교여행을 위해 훌쩍 떠나기 전에 시대의 요구, 문화, 세상이 변해 버린 탓을 하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세상 구경만 하지 않을지 묻고 또 물어야 하지 않을까? 마침내 돌아오는 길에 내가 빌어준 평화가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는, 나의 동반자와 함께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삶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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