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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28 조회수862 추천수13 반대(0) 신고
 
2008년 1월 28일 성 토마스 데 아퀴노 사제 학자 기념일
 

 
The teachers of the Law who had come

from Jerusalem said,

"He is possessed by Beelzebul:

the chief of the demons helps him

to drive out demons."

Jesus called them to him and began teaching them

 by means of stories or parables,

"How can Satan drive out Satan?

If a nation is divided by civil war,

that nation cannot stand.

(Mk.3.22-23)

 

 

 

제1독서 사무엘 하권 5,1-7.10
복음 마르코 3,22-30
 
 
연못 속의 물고기들이 어느 날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분명히 연못 밖에 딴 세상이 있는 것 같은데 그 정체를 도무지 알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서로 토의를 하면서 자신들의 의견을 내어 놓았지요. 하지만 의견이 통일 될 수가 없었지요. 바로 그 순간 용감한 물고기가 말합니다.

“수면 위로 솟구쳐서 연못 근처의 바위에 내려앉으면 바깥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을 제가 하겠습니다.”

즉시 회의가 열렸고 다들 용감한 물고기의 결심에 찬성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물고기는 곧바로 힘차게 물 밖으로 뛰어 올라서 연못 근처의 바위에 내려앉았습니다. 하지만 연못 근처의 바위에 내려앉은 물고기가 과연 물 없이 살 수가 있을까요? 물이 없어서 펄떡이다가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문제는 아직 연못 안에 있는 물고기들입니다. 이 물고기들은 용감한 물고기가 돌아오지 않는 것은 세상 저쪽의 행복하고 평화로운 낙원에 눌러앉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이러한 이유를 들어 몇몇의 물고기들이 계속해서 용감한 물고기처럼 수면 위로 솟구쳐서 연못 근처의 바위로 내려앉았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죽음뿐이지요.

물고기들의 어리석음에 웃겠지만, 그렇다면 우리의 인간적인 지식은 완벽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한적이고 한없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그 제한적이고 한없이 부족한 지식을 완벽한 지식이라고 말하면서 여기에서 벗어나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을 때가 얼마나 많았던 지요?

이천년 전의 예수님을 향한 율법학자들의 지식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자신들의 부족한 지식으로 예수님을 판단하고 단죄하고 있지요. 그 결과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자신들의 완벽한 지식을 세상에 증명했을까요? 그들이 생각했었던 완벽한 지식을 여러분에게 말해 보지요.

‘예수는 베엘제불이 들렸다. 예수는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이 말이 옳습니까? 지금이야 이 말이 얼마나 잘못된 지식인지를 알 수 있지만, 당시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율법학자들은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위치였고, 따라서 그들의 말 한 마디는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진리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율법학자들은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과 행동을 통해서 마귀와 연관된 것을 하나도 찾을 수가 없었을 텐데 말이지요. 바로 자신들의 위선에 대해 비판하는 예수님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들은 예수님 앞에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성령을 모독하는 그래서 영원한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짓게 되었습니다.

겸손의 마음이 아닌, 나를 드러내고 높이려는 마음은 이러한 결과를 낳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자기 과시로 인한 잘못된 행동으로 빠져드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겸손만이 성령을 모독하는 죄를 범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겸손의 덕을 잊지 않는 오늘이 되었으면 합니다.



겸손한 내가 되도록 합시다.




택시 아저씨의 기사도 정신(길은영, ‘행복한 동행’ 중에서)

요즘처럼 날씨가 추운 날엔 가까운 거리도 더러 택시를 이용하게 된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찬바람에 놀라 얼른 지나가는 택시를 잡았다. 막상 택시에 올라타고도 ‘에이, 그냥 걸어갈 걸.’이라며 후회하는 게 지갑 얇은 직장인의 마음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기사님께서 밝은 목소리로 “일찍 출근하시네요.”라고 인사해 주셔서 일말의 갈등없이 좌석 깊숙이 몸을 맡겼다.

택시가 작은 골목에 들어선 순간이었다. 손수레에 폐지를 가득 실은 할머니 한 분이 힘겹게 걸어가고 계셨다. 좁은 골목이라 택시가 할머니 뒤를 따르게 되는 상황이었고 할머니는 뒤에 택시가 있는지 모른 채 천천히 길 한가운데를 걷고 계셨다. 그런데 기사님께서는 경적을 울리는 대신 전조등을 살짝 켰다 끄셨다. 할머니는 그제야 천천히 옆으로 길을 비켜 주셨다. 속 깊은 배려에 놀란 내가 쳐다보자 기사님께서 쑥스러우신 듯 말씀하셨다.

“결적이 울리면 할머니께서 행여 놀라실까봐요.”

회사 앞에 도착해 요금이 2,200원이 나왔기에 오천 원짜리를 드리면서 “2,500원만 주세요.”라고 말했더니 웃으시며 3,000원을 건네셨다.

비단 200원의 가치일까? 내가 길을 건너고 난 뒤에야 출발하시는 기사님을 보며 마치 최고의 에스코트를 받은 공주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경적 대신 빛을 비춰 자동차가 있음을 알려 주던 기사님의 배려, 내가 만난 최고의 기사도였다.
 


Whoever blasphemes against the Holy Spirit will never be forgiven;
he is guilty of an eternal sin."

(Mk.3.29)

 

 

 
Gentle Longing (조용한 그리움)
Everlasting Love - Gerald Jo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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