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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한 걸음 뒤로 . . . . . . . .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28 조회수706 추천수10 반대(0) 신고
 
 
 

 
 
 

   수영을 배우면

   처음부터 앞으로 전진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팔을 저어 나가는 법은 맨 나중에 가르치고

   맨 처음엔 물에 뜨는 것부터 배운다.
   그리고 발을 아래위로 젓는 법을 가르친다.
   그 다음 숨쉬는 법을 가르친다.
   그런다음에야 비로소 팔로 물을 당기며 전진하는 법을 가르친다.
   이때 팔을 앞으로 뻗으며 저을 때 일정한 규칙과 방법이 있다.


   그런데 그 단편적인 규칙과 방법에 열중하다 보면

   엉뚱한 레인에 가 있거나
   다른 사람의 머리칼을 쥐고 있거나

   다른 사람의 배를 더듬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연습을 하더라도 가끔씩 앞뒤 좌우를 살피며

   자신이 열중하던 연습을 잠시 중단해야 한다

 

   예수님,
   군중들이 밀어닥쳐서 피하시고 계신다... 


   사람들을 피하신다니

   웬지 서운하고 개운치 않은 느낌이다.
   당신을 만나러 오는 사람들을 피하신다면

   내가 다가가도 피하실 것 같다.
   그렇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못 마땅하기 때문보다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지금 예수님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계신다.
   저마다 앞 다투어 예수님의 옷자락이라도 잡고 싶어서 달려든다.
   인간적으로 보면 상당한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런데 그것이 예수님껜 문제가 된다.

   지금 사람들은 예수님을 자기들의 우상으로 만들고 싶어할 것이다.
   예수님의 측근에 들어서

   그분이 누릴 권력이나 권세의 한 몫을 차지하고 싶어할 것이다.
   사람들은 그렇다.
   예수님을 통해서 베풀어진 하느님의 권능과 은총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가진 힘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달을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쳐다보는 셈이다.

   문선명, 통일교 교주 뒤엔

   엄청난 경제계 거물들이 포진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아니 전 세계의 경제를 좌우할만한 세력도 있다고도 한다.
   그런데 그들이 정말 문선명을 메시아로 알고 있을까?
   그가 그동안 걸어온 길은

   결코 성자, 메시아의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다.
   작금에는, 문교주의 대권이 누구에게 넘어갈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하느님께 받은 권능으로 인간적인 세력을 형성하고
   무리짓기, 짝짓기에 더 현실적인 관심과 열정을 쏟아붓는다.
   하느님께 관심을 쏟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가진 신적인 능력과 그것이 형성하는 세력에

   더 관심을 쏟는 것이다.
   예수님이 사람들을 피하시는 이유는 이것들과 무관하지 않다.

   예수님은 그렇게 당신 삶 속에서

   한걸음씩 뒤로 물러나는 시간을 가지셨다.
   사람들로부터, 세상적인 것으로부터 물러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찾아가는 신중한 시간들을 가지셨다.
   옆길로 새지 않기 위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다시금 올바른 길을 확인하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으셨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이렇게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는 시간이 필요하다.


   열심히 수련하다가도

   잠깐씩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살피는 작업이 필요하다.


   피정, 묵상, 기도 등등으로

   반복적인 일상에서 잠시나마 떠나는 시간이 필요하다......,

 

 

                 

 

                                 * 음악은 진장춘님께서 올려주신 '피에타'를 모셔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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